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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우리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DUGOUTV

dugout*** (dugout***)
2022.06.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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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절반에 가까운 시간한 시즌 144경기라는 대장정 속에서 우리는 매일 새로운 드라마의 탄생을 지켜본다그렇기에 다른 종목에 비해 긴 시즌을 치름에도 우리는 지치지 않고 기꺼이 함께하며시즌이 끝나는 날은 그저 아쉬움이 느껴지곤 한다. “일 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라는 故 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의 말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하지만 시즌이 끝나도 여전히 야구가 계속된다면 어떤가최근 여러 방송사에서 잇달아 야구 예능을 편성하며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야구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기에 최근 새로운 방송들의 등장은 실로 반갑기 그지없다이번 더그아웃 먼슬리에서는 야구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새로운 야구 주제 프로그램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6월 7일 작성)

 

에디터 김민규 사진 MBN 빽 투 더 그라운드, KBS 청춘야구단, JTBC 최강야구


 

#전설이 돌아왔다 – 빽 투 더 그라운드

 

첫 시작을 알린 주인공은 MBN에서 방영된 빽 투 더 그라운드(Back to the Ground, 이하 BTG)’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은퇴한 야구인들이 다시 선수로 복귀해 독립야구단을 비롯한 아마야구팀과 맞대결을 펼치는 걸 주요 콘텐츠로 다뤘다. KBO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아 프로야구 흥행 부활을 이끌자는 목적 아래 방영하는 만큼방송 전부터 한국야구를 주름잡던 전설들이 등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야구팬들을 설레게 했다.

 

2006, 2009년 WBC(World Baseball Classic,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의 신화를 이끈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팀을 이끌며주장 홍성흔을 비롯해 김태균더스틴 니퍼트안경현양준혁윤석민(투수), 이대형채태인현재윤이 초기 멤버로서 선을 보였다현역 시절 각자의 소속팀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이들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첫 맞대결 후 진행된 공개 입단 테스트에서도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봉중근송창식유원상이동현 등으로 구성된 투수조에 이어 마해영윤석민(타자), 최승준최준석 등으로 구성된 야수조까지추억의 이름들은 야구팬들의 향수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더하여 이들은 입단 테스트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는데특히 윤석민은 타격 테스트에서 연거푸 담장 밖으로 타구를 넘겨 기존 멤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4화까지 팀 구성 및 훈련을 마친 후, 5화부터 본격적으로 공식 경기가 진행됐다천안북일고 야구부와의 경기부터 시작해 성균관대학교 야구부그리고 은퇴선수들로 구성된 드림 리턴즈와의 게임까지 총 3번의 공식전이 펼쳐졌다비록 1승 2패의 전적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이들이 그라운드에서 다시 뛰는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기적 같았고반가울 따름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인 것은 두산 베어스의 영원한 에이스였던 니퍼트였다독립야구팀 성남 맥파이스와의 연습게임 선발 등판을 시작으로니퍼트는 BTG 마운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특히 유일한 승리였던 성균관대학교 야구부와의 경기에서는 2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아 MVP로 선정됐다이날 최고 구속은 146km/h를 기록하며, ‘현역으로 복귀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심지어는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에 다시 두산으로 돌아오면 안 되냐는 두산 팬의 댓글이 달리기도.

 

이렇게 야구팬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던 BTG는 지난 5월 24일 8화를 마지막으로 시즌 1을 마무리했으며추후 시즌 제작을 계획에 두고 있다유튜브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클립 영상의 댓글에서양준혁은 조정 기간을 가진 뒤 시즌 2에서 일본 은퇴선수들로 구성된 팀과의 레전드 매치를 펼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구판 미생을 꿈꾼다 청춘야구단아직은 낫아웃

 

BTG에게 배턴을 이어받은 주자는 KBS에서 방영 중인 청춘야구단아직은 낫아웃이다. BTG가 8회라는 비교적 짧은 횟수 만에 종영한 것에 반해청춘야구단은 16부작으로 기획돼 8월 20일까지 방영할 예정이다또한 BTG가 기본적으로 예능의 성격을 보인 것과는 달리청춘야구단은 청춘에게 도전한 기회를후회 없이 떠날 기회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다큐멘터리 적인 요소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보였다.

 

김병현정근우한기주정수성으로 이뤄진 코칭스태프가 팀을 이끌며선수단은 전원 성남 맥파이스가평 웨일스연천 미라클파주 챌린저스 등의 독립야구단 소속선수 30명으로 구성됐다이후 4개월 동안 훈련 및 평가전을 거쳐 마지막에는 18명만이 팀에 잔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최후의 정예 멤버 18인은 독립 야구 한일전에 참가하게 된다더하여 궁극적으로는 이들이 다시금 프로구단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돕는 게 프로그램의 가장 큰 목표다.

 

특징적이라면 예능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워서웃음기가 거의 없이 상당히 진지하고 복잡한 감정선이 부각되는 장면들도 나오곤 했다특히 첫 공식전이었던 KIA 타이거즈 2군과의 경기가 끝난 후 첫 방출자가 나오는 장면이 그랬다방출 대상자를 선정하고 통보해야만 하는 코칭스태프의 심란함그리고 소식을 듣고 야구를 포기해야만 하는 방출 선수의 착잡함이 그려져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있는 용기 또한 아름답기 때문일까이들의 도전에 많은 시청자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프로 선수들의 응원도 이어졌다나성범박해민이정후 등 KBO리그 각 구단 대표 1명의 응원 영상이 KBS 스포츠 공식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되고 있으며마지막에는 현역 메이저리거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의 영상까지 올라올 예정이다게다가 두산 투수 최원준은 자신이 모델로 있는 야구화를 선물하며 후배들을 응원했고, SSG 랜더스 조웅천 코치는 투수 이영현에게 글러브를 선물한 데 이어 SSG 선수단의 단체 응원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작성일 기준 5회까지 방영돼 16부작의 약 3분의 1의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2명의 방출자가 나왔고앞으로 4번의 공식전을 통해 10명의 추가 방출자가 나올 계획이다설령 그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순간을 맞이할지라도우리는 유감없이 박수를 보낼 것이다후회 없이미련 없이단 한 번이라도 자신의 꿈을 위해 불꽃을 태운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이다만약 아직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을 보지 않았다면꼭 함께하길 추천한다.


  

 

#승리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최강야구

 

BTG와 청춘야구단에 이어올해 세 번째 야구 예능인 JTBC의 최강야구가 6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최강야구라는 제목에 걸맞게프로야구팀에 대적할 만큼 강력한 최강 몬스터즈라는 11번째 구단을 만들어 전국의 강팀들과 승부를 겨룰 예정이다.

 

방송 전 공개된 출연진을 보면, BTG 못지않게 상당히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라이온킹’ 이승엽 SBS 해설위원이 감독 겸 선수를 맡았고박용택이택근정근우정성훈 등의 야수진과 송승준심수창유희관장원삼 등의 투수진으로 이뤄졌다게다가 얼마 전 프리랜서 선언을 한 정용검 전 MBC 스포츠플러스 캐스터와 김선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중계진으로 합류해실제 프로야구 경기에 버금가는 야구 예능이 될 거로 예상된다.

 

또한 젊은 멤버가 전무했던 BTG와는 달리 단국대학교 4학년 류현인그리고 동의대학교 4학년 윤준호 등 젊은 피가 엔트리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이들 모두 20대 초중반의 어린 자원으로최강 몬스터즈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각각 소속 야구부에서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들이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 앞서 프로구단에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지도 관점 포인트다.

 

6일 방송된 첫 화에서는 고교야구의 강자 덕수고등학교 야구부와의 맞대결이 그려졌는데이 역시 주목할 만한 볼거리였다특히 올해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평가받는 심준석을 포함한 덕수고의 전력이 전부 출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야구팬들의 기대 역시 높아졌다전국대회 중계를 제외하면 이들의 경기를 볼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물론 이 소식에 몬스터즈 선수들은 전의를 상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아무리 아마야구팀이라고 해도 불과 1년 전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팀이 아니던가.

 

그러나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듯이막상 실전에 들어서자 몬스터즈 선수들은 곧 자신들의 명성이 헛되이 생긴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시작했다선발투수로 나선 심수창은 3이닝을 노히트로 틀어막으며 1선발의 자존심을 세웠고박용택과 정근우는 출루 후 도루까지 감행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줬다특히 정성훈은 2루 주자로 나가 뜬공에 연속으로 태그업에 성공하며 득점을 올렸는데득점 후 더그아웃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모습에 중계진이 진심으로 감복 받은 듯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날 장시원 총괄 PD는 최강 야구팀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승률 7할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선언했다과연 몬스터즈는 이 목표를 달성해 최강이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 있을까야구가 없는 월요일 밤이들의 힘찬 발걸음에 주목해보자.


#변화가 불어오기까지

 

근래 유례없이 많은 야구 예능이 등장한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야구판 스포테이너들의 활약이 있었다스포테이너란 스포츠 스타(Sports star)와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로연예인처럼 다양한 재능과 끼를 갖추고 방송 활동하는 운동선수를 의미한다최근 각 종목에서 은퇴한 선수들의 방송계 진출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은퇴 야구인들 역시 스포테이너의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당장 지난 134(6월 호)의 표지를 장식했던 김병현이대형유희관이 최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야구인 출신 스포테이너이다이들은 은퇴 이후 현역 시절에 버금가는혹은 더한 인기를 얻으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그리고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던 그들이 본격적으로 야구 부흥을 위해 기꺼이 나섰다앞서 언급한 김병현이대형유희관 외에도 박용택심수창윤석민홍성흔 등 꾸준히 방송 활동을 이어가던 이들이 전면에 나서 그동안 없다시피 했던 야구 프로그램들이 편성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그 과정에서 때로는 내려놨던 공을 다시 잡거나유니폼을 입고 슬라이딩하기도 주저하지 않는다무엇보다도 시청자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해 본인의 플레이를 이어 나간다이러한 스포테이너들의 활약은 야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야구 예능은 방영 초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우선 BTG는 짧은 회차 속에서도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물론 2%의 시청률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지만짧은 방영 회차에도 불구하고 관련 유튜브 영상의 조회 수가 최고 50만 뷰를 기록했으며 이른 종영이 아쉽다는 댓글이 이어졌다또한 BTG의 뒤를 이은 청춘야구단 역시 첫 방송이었던 5월 7일 시청률 3.2%를 기록하여 일일 시청률 20위에 오르기도 했으며꾸준히 2% 이상의 수치를 유지하는 중이다마지막 배턴을 이어받은 최강야구 역시 2.6%라는 준수한 시청률로 산뜻한 시작을 알렸다.

 

비록 BTG는 시즌 2를 기약하며 잠시 쉼표를 찍었지만청춘야구단과 최강야구가 선사할 즐거움과 감동은 지금부터다청춘야구단은 본격적인 서바이벌이 시작됐고최강야구의 몬스터즈 선수들은 1화부터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사하며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특히 승률 7할에 실패할 시 프로그램 폐지라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주어졌을 뿐 아니라모든 야구팬이 모일 수 있는 월요일 밤에 방송하는 점에서 활발한 시청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그 시작이 미약할 수는 있지만적지 않은 스포테이너들이 이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야구 예능의 낙관적인 미래를 그려볼 만하다이처럼 과감한 도전장을 내민 야구 프로그램들이 더 큰 흥행 속에 새로운 팬 유입 및 향후 야구 인기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거를 돌아보며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떤 야구 프로그램들이 있었을까최근에 선을 보였던 방송으로는 지난 2020년 12, MBC가 제작한 마녀들그라운드에 서다와 작년 7월 24일 채널A에서 방영한 내일은 야구왕이 있다. ‘마녀들은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심수창의 지도 아래 가수 윤보미코미디언 김민경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치어리더 박기량아나운서 박지영배우 강소연이 야구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내일은 야구왕은 현재 청춘야구단을 이끄는 김병현의 감독 데뷔작으로 리틀야구 선수들의 성장기를 그렸다.

 

하지만 가장 성공한 사례로는 무엇보다도 KBS에서 방영했던 천하무적 야구단을 뽑을 수 있겠다베이징 올림픽과 제2회 WBC 대회를 통한 야구 흥행의 최전성기였던 2009년 4월에 시작한 천하무적 야구단은 임창정김창렬이하늘마르코오지호 등 야구와는 거리가 멀던 연예인들이 생활체육 야구팀을 이뤄 점차 진짜 야구인이 돼가는 과정을 그렸다또한 단순히 멤버들이 야구를 하는 모습뿐 아니라 생활체육 야구의 저변 확대를 위한 꿈의 구장’ 건립 프로젝트를 진행해 야구인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비록 종영 전까지 건립을 완수하지는 못했지만종영 이후 KBO와 LG 트윈스의 지원을 통해 프로젝트를 이어 나갔고완성된 결과물이 바로 이천종합운동장에 위치한 이천베이스볼파크이천베이스볼파크는 현재 생활체육 야구 경기 및 아마야구대회 등의 개최지로 활용되며다양한 야구인들이 쾌적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당시 프로야구 경기가 한창 열리는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방송됐음에도 최고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이듬해 12월에 종영할 때까지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만약 방영 시간대가 야구가 없는 월요일 저녁이었다면 시청률이 더 높았을 것이며 방영 기간도 더욱 길었을 거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역대 야구를 주제로 한 방송 중에서 가장 큰 화제성을 몬 프로그램인 만큼혹시라도 보지 못한 야구 애호가들이 있다면 인터넷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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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35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5호 (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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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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