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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의 빅리그 도전, 이도류 오타니의 선택이 대단한 이유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7.12.12 17:44
  • 조회 7715
  • 하이파이브 6

거액의 돈보다 자신의 꿈을 향해 뛰는 오타니 쇼헤이의 영리한 판단


 만화를 찢고 나온 야구천재 "2도류" 오타니의 빅리그 입성이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 일본 프로야구 시즌종료직후 포스팅 제도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23세)의 LA 에인절스행이 지난 주말 전격적으로 발표되었다. 11월 29일 자신이 뛰게 될 구단을 결정하는 협상테이블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오타니는 사상 유례없는 러브콜을 받았던 1차 서류심사를 통해 협상카드를 7개구단으로 압축했고 일사천리로 진행된 해당 구단과의 직접 면접을 통해 최종 행선지를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낙점했다. 이번 영입 전쟁의 최종승리자가 된 LAA의 홈구장인 엔젤스타디움에서 등번호 17번의 유니폼을 받아든 오타니는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꿈에 그리던 빅리그 입성을 위한 계약과정을 마무리짓고 꿈의 무대로의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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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한 전구단 포스팅 쟁탈전, 25세이하 계약금 확보 물밑작업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였던 오타니에게 제시된 포스팅 비용의 최고액수는 2천만달러, 2006년 일본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레드삭스의 유니폼을 입을 당시 제시된 5,111만달러와 2011년 니혼햄 파이터스의 다르빗슈 유가 텍사스에 진출하면서 제시받은 5,170만달러,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해 2,573만달러를 입찰한 LA다저스에 비하면 상식이하의 턱없이 모자란 액수임에 틀림없다. 지나친 포스팅 입찰 비용 경쟁이 해당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몇 해전부터 일본 프로야구선수의 미국진출시 지불해야 하는 이적료 성격인 포스팅 금액 상한선을 2천만달러로 제한하면서 사실상 오타니를 영입하기 위한 스카웃 전쟁에서 모든 구단이 상한액을 쓸 것이 거의 확실시되었고 입찰금액만을 가지고는 팀을 결정짓는데 별다른 영향력과 변별력이 발휘되지 못한 까닭이다.


 게다가 이번 계약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내포되어 있었다. 만 25세 미만, 6년차 이하의 해외 FA 선수와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팀이 가진 일정 자원규모내에서 계약금을 지불하도록 정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규약에 따라 사이닝 보너스 개념의 계약금 책정에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된 상황, 지난 9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30만달러의 서면계약이후 국제계약금 한도를 초과한 이면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경북고 3학년 배지환의 입단 계약이 무효선언을 받았던 것처럼 일부 빅마켓 구단이 거액의 계약금을 앞 세운 머니게임을 통해 해외 유망주들을 싹쓸이 쇼핑하는 것이 원천봉쇄된 상황이었다. 결국 선수 입장에서는 성이 제대로 차지않을 353만달러의 국제선수 계약금 풀을 보유하고 있던 텍사스 레인저스가 오타니 영입을 위해 배팅할 수 있는 계약금 지불조건에서 가장 유리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거론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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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차별성이 없는 2천만달러 상한액의 포스팅 입찰금액, 350만달러 이상의 거액의 계약금과 고액연봉을 안겨주기 힘든 국제 유망주 계약 조항이 중복 적용되면서 오타니 영입전쟁은 머니게임이 성립되지 않았다. 돈이라는 무기를 잃은 메이저리그 구단은 선수를 지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수가 자신이 뛸 팀을 직접 선택하는 칼자루를 쥔 모양새의 입단 협상은 공식적인 포스팅 절차에 앞서 MLB 30개 구단을 상대로 6개 문항에 대해 영어와 일본어로 상세한 답변서를 요구하는 주객이 전도된 듯한 재미난 장면까지 연출하게 된다. 일종의 서류심사 성격을 가진 1차 과제물에 대한 성실한 답변을 제출한 27개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데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시애틀 매리너스, LA 에인절스 등 7개 팀이 낙점되어 최종 면담일정을 잡으면서 오타니가 선택 가능한 구단은 큰 폭으로 좁혀진 상황이였다.


 계약금의 한도 증액이 이미 돈 욕심을 버린 오타니 영입에 실질적인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 할 것이라는 중론이였지만 이 와중에도 적잖은 성의를 보인 쪽은 매리너스와 에인절스였다. 3백만달러의 해외 계약금 한도를 가졌음에도 1차 서류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미네소타 트윈스는 시애틀에게 마이너리그 유망주 데이비드 바뉴엘로스를 받고 팀이 보유한 국제 계약금 한도 벡만달러를 양도하는 영리한 딜에 성공했다. 시애틀의 구애작전은 이에 그치지 않고 마이애미에 유망주 3명을 내주면서 디 고든과 계약금 한도 백만달러를 받는 3대1의 초강수 트레이드까지 감행했다. 에인절스 역시 유망주 제이콥 피어슨을 미네소타에 내주는 조건으로 국제 계약금 한도를 발빠르게 증액했다. 비록 이름값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지만 유망주를 아낌없이 내주면서 계약금을 추가로 준비한 성의를 표현한 서부지역의 두 팀은 오타니 영입을 위한 자존심을 버린 구애작전과 치열한 물밑작업이 펼쳐진 셈이고 이 틈에 미네소타와 마이애미는 유망주 수집이라는 실속을 챙길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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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오타니 영입 전쟁에 1차로 간택된 7개 빅리그 구단이 제시 가능한 계약금은 200만달러를 공격적으로 추가 확보하며 단숨에 1위자리로 뛰어오른 시애틀의 355만 7천달러(약 38.8억원), 2위 레인저스의 353만 5천달러(약 38.6억원), 3위는 에인절스의 231만 5천달러(약 25억원)로 3파전의 양상을 띄게 된 것이다. 이미 유망주 계약 한도를 모두 소진하면서 30만달러(약 3억원) 이상을 제시할 수 없었던 핸디캡을 가지고 있던 다저스, 자이언츠, 파드리스, 컵스 4개 구단은 어쩌면 개인면담의 출발점에서부터 크게 뒤진채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만 했다.


NL가 아닌 AL소속의 에인절스를 선택한 이유?


 결국 LA 에인절스를 파트너로 선택한 오타니의 최종 결정은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처음부터 영입작전에 큰 관심을 표현한 양키스와 다저스, 매리너스 등 과거 일본인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면서 검증된 인기구단이 아닌 다소 의외의 팀인 에인절스는 조금은 뜻 밖의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자신이 뛸 구단선정시 '일본출신의 스타급 선수가 없는 팀'을 선택과정의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고 한다. 이미 포스팅 입찰 과정 자체가 미국전역에 큰 이슈가 된 상황에서 자신의 입단으로 인해 이미 활동중인 선배선수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오타니의 배려심이 구단 선택 의사에 반영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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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자연스러운 NL소속의 팀이 아닌 지명타자 제도를 사용하고 있는 AL소속의 팀을 선택한 것은 자신의 꿈인 "이도류"를 완성하는데 지명타자(DH)가 보다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강력한 영입의사를 표현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최근 몇 년간 스프링캠프를 제공해주면서 공을 들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의 내셔널리그 구단이 제출한 답변서에는 투수와 외야수를 번갈아 기용하면서 연간 300타석 이상의 출전기회를 보장했지만 투수 휴식일에 9이닝 동안 수비를 뛰어야 하는 체력적인 부담과 동시에 부상위험에 노출되기보다는 투타에 전념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지명타자를 선호한 것이다. 에인절스는 6선발 로테이션 체계를 통해 오타니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팀의 지명타자로 활약하던 푸홀스를 1루수로 전향시키면서 오타니에게 DH출전기회를 부여하는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니혼햄에서 5년간 실전무대를 통해 터득한 '이도류' 운영 메뉴얼에는 외야수보다 지명타자가 성공 가능성에서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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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 온화한 캘리포니아의 날씨, 일본인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로스앤젤레스 교외지역의 분위기는 환경적으로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월드시리즈 챔피언이자 절대 강자 휴스턴이 버티고 있는 AL 서부지구 소속의 에인절스는 지구 우승이나 월드시리즈 진출같은 대단한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감을 지우기에도 적격인 팀이다. 트라웃이라는 걸출한 팀메이트와 함께 힘을 모아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정도의 성적상승 효과만으로 오타니 영입효과에 흡족할만한 성격의 팀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충분히 꾸준한 출전기회가 보장될 수 있는 안성맞춤 팀컬러가 오타니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최소 2억 달러 초대박계약? 돈보다는 꿈을 선택한 도전


 에인절스로부터 231만 5천달러의 계약금을 받게 된 오타니는 앞으로 3년간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수준인 54만 5천달러 이상을 받을 수 없는 헐 값 계약에 빅리그행을 확정지었다. 만약 오타니가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2년간 일본무대에 남아 활동한 뒤 만 25세를 넘는 시점에서 지금처럼 건강한 몸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6~7년 장기계약을 통해 최소 2억 달러(2,180억)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미국 현지의 전망은 헛된 망상이 아니다. LA 에인절스는 니혼햄에게 주어야하는 이적료 2천만달러를 지불하더라도 계약기간인 6년 동안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리그 정상급의 투수를 활용할 수 있는 "로또"에 당첨된 셈이다. 2년만 더 참고 기다렸다면 천문학적인 수준의 초대박 잭팟을 터트릴 수 있었던 오타니가 결국 거액의 돈을 탐내지 않고 어린시절부터 꿈꿔오던 빅리그 진출이라는 자신의 꿈을 쫒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미국행을 결정하였다는 점에서 많은 야구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달리 보면 이 모든 것들이 매번 세상을 놀라게 한 오타니 쇼헤이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그려진 큰 그림같다는 생각을 완전히 지울수 없다. 고교시절 오타니는 8개구단으로부터 드래프트 1차지명을 받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우고 구속을 늘려갔다. 결국 고등학교 졸업후에 메이저리그 직행이라는 꿈을 잠시 접고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조건으로 투타겸업과 FA시즌이 되기 전에 미국진출을 허락해달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5년동안 일본무대에서 빅리그 진출을 착실하게 준비했다. 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힘든 마이너리그 생활이 아닌 프로선수의 커리어를 쌓는 것은 물론 이도류를 시험할 수 있는 실전무대로 NPB를 유효적절히 활용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몸값을 높인 영리한 선택을 단 18세의 어린 나이에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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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2년뒤에 FA자격을 갖추고 빅리그에 도전한다면 분명 거액의 연봉과 계약금을 손에 쥘 수 있지만 지금처럼 자기 입맛에 걸맞는 구단과 조건을 내걸고 MLB 유니폼을 입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30개 구단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활용방법에 대한 리포트를 요구한 오타니 앞에 27개구단이 고개를 조아리며 영입희망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일개 일본인 신인루키투수 한 명이 메이저리그 전체 구단관계자들을 쥐락펴락하게 만든 해프닝의 주인공이 된 오타니는 전 세계 야구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면서 전무후무한 "이도류, 투타겸업"을 보장받으면서 천사군단의 일원이 되었다. 애시당초 거액의 연봉을 받았다는 심적인 부담감을 지우고 빅리그에 적응할 충분한 기회를 보장받을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팀을 선택하는데 모든 초점을 맞춰 빅리그에 진출한 것이다.


 더욱이 오타니 입장에선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행을 결정했다고 인정받는 이번 계약이 무조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점이다. 오타니가 미국무대에서 어느정도 적응기를 마치고 기대치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면 4년차부터는 연봉 조정 신청을 통해 합당한 몸값을 받아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 있고 여섯 시즌이후에는 만 29세라는 전성기의 나이에 FA자격도 따낼 수 있게 된다. 빅리그 도전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성격의 야구를 맘 껏 즐기면서 한 단계 도약이라는 명분을 충분히 살렸고 결국은 실리까지 챙긴 참으로 영리한 선택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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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막 미국진출을 확정짓고 붉은색 천사표 유니폼을 선택한 오타니 쇼헤이의 야구인생 게임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뼈를 깍는 피나는 노력과 체계적인 자기계발, 굵은 땀방울이 바탕이 된다면 다소 무모해 보이는 투타겸업을 전제로 한 빅리그 진출의 꿈도 이루어질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오타니 쇼헤이. 그가 설계한대로 과연 24세의 나이에 빅리그에서 이루고 싶다는 위시리스트인 노히트노런과 메이저리그 25승, 그리고 26세에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결혼에 골인이라는 만화같은 원대한 꿈이 현실이 될 것인지 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재미는 국경과 국적을 떠나 야구를 즐기는 또 다른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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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등급 gqt***
    • 2017.12.15 12:00
    • 답글

    일본선수들은잘하고있는데왜한국은진출하지못하는지

    • 등급 박한
    • 2017.12.19 16:07
    • 답글

    gqt***님, 못해서요...ㅜ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2.26 21:24
    • 답글

    gqt***님, 흔히 말하는 선수층과 저변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ㅜ

    • 등급 gqt***
    • 2017.12.26 21:40
    • 답글

    한국은야구는잘하지만선수에대한투자가엉망이고선수는적응이잘안돼니한국야구가걱정이네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2.27 11:41
    • 답글

    gqt***님, 저역시 왠지 부러우면서도 한국야구를 보면 씁쓸한 기분을 감출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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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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