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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Ace 한국여자야구대표팀 배유가 MEMORIES

dugout*** (dugout***)
2016.10.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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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의 길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세계여자야구월드컵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 대표팀은 슈퍼라운드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세계 랭킹 11위에서 7위로 껑충 뛰며 국가의 위상을 드높인 대표팀. 20명의 선수 모두 만점 활약으로 우리들 마음속 MVP로 자리 잡았다. 그중 대표팀의 4번 타자이자 투수로도 제 몫을 해 주고 있는 ‘에이스’ 배유가의 활약은 단연 으뜸. 2년 전 귀화한 재일교포 3세인 그녀는 일본 소프트볼 1부 리그 출신으로 언니 배내혜와 함께 인천 아시안게임 소프트볼 대표로 출전했다. 그리고 올해, 야구와 소프트볼 선수를 연합해 구성한 한국여자야구대표팀에 합류해 눈부시게 활약했다. ‘에이스의 길’을 아는 배유가, 그녀가 <더그아웃 매거진>과 함께했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김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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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의 가치’, 바로 그 순간 

 

 

함께이기에 가능했던 일.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빨리 가면 뒤를 자주 돌아보게 된다. 그만큼 놓치는 것들이 많으니까. 한국여자야구대표팀의 최종 목적지는 아직 멀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한 걸음씩 정도를 밟고 있다. 놓치는 것 하나 없이 매 걸음에서 오는 경험을 충분히 흡수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성장이다. 그들은 어렵사리 진출한 슈퍼라운드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 한 채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데에 주목해야 한다. 슈퍼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괄목할 만한 성과다. 배유가가 말하는 ‘그때 그들’의 속사정을 들어보았다.

 

 

우선 슈퍼라운드 진출 쾌거! 늦었지만 축하합니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해요.

정말 감사드려요! 저는 한국여자야구대표팀에서 투수와 타자 겸업하고 있는 배유가라고 합니다. 또 1루수도 보고 있죠. 현재는 경상남도체육회 소속으로 뛰고 있어요.

 

 

슈퍼라운드 진출 확정지었을 때 대표팀 분위기는 어땠어요?

저는 일단 안심이 되더라고요. 다음 경기에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경기 끝나고 모두가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아요.

 

 

파키스탄과의 첫 경기에서 무려 3안타를 때려냈어요.

놀랐어요. 지금도 얼떨떨해요. 제가 그런 성적 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요. ‘안타 하나만 치자’고 생각했던 게 전부였거든요. 그렇게 하나씩 해내다 보니까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승리 요인이 뭐라고 생각해요?) 투타 모두 호흡이 좋았어요. 첫 경기라 긴장도 조금 됐지만…. 그래도 열심히 훈련한 만큼 좋은 결과로 잘 이어진 것 같습니다.

 

 

쿠바와의 경기가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재미있었어요. 처음에는 지고 있었는데요.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쿠바만큼은 꼭 잡자’고 다짐했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쿠바는 강팀이니까요. 그래서 승부욕도 많이 타올랐죠.

 

 

그때 구원투수로 등판했어요. 승리투수도 됐는데요.

감격스럽더라고요. 사실 정신이 없었어요. 승리투수가 된 줄도 모르고 기뻐했을 정도니까요. 제가 야구 대회에서는 한 번도 승리를 챙긴 적 없었는데요. 그 경기가 처음이었죠. (뿌듯) 더군다나 국제대회에서 거둔 첫 승이라 정말 뜻깊었습니다. (경기를 보니 야수들도 정말 투지 넘치는 모습이었어요.) 맞아요. 6회에 안타가 될 뻔한 타구를 중견수 임경은 선수가 슈퍼캐치로 잡아내기도 했거든요. 이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저를 도와줬어요. 사실 맞았을 때 조금 긴가민가했는데요. 호수비로 잡아주니까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경기 끝나고 다른 선수들이 배유가 선수한테 물 뿌리는 세레모니를 했어요. 굉장히 놀란 표정이던데요!

실제로 정말 놀랐어요. 저는 그런 세레모니를 처음 받아봤거든요. 소프트볼에서도 그런 적은 없었으니까요. (그날 처음으로 겪는 일들이 꽤 많았네요?) 그렇죠. 첫 승, 첫 세레모니까지. 저한테는 잊을 수 없는 경기였어요. 게다가 대회 통틀어 보면 파키스탄전 3안타 경기도 처음이었고요. 아직도 감격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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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7경기 중 3경기나 투타 동시에 출장했어요. 힘들진 않았어요?

힘들었죠. 소프트볼은 투수로 던지다 타자로 변경되면 더는 던지지 않아도 돼요. 그런데 야구에서는 방금 던졌는데도 제 타순이 되면 나가야 하니까요. 동시에 하기는 조금 힘들더라고요.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사실 부담도 됐지만 다른 선수들이 많이 격려해준 덕에 ‘한번 해보자’는 강한 마음가짐을 갖게 됐습니다.

 

 

타격이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19타수 8안타로 두 경기를 제외하고는 다섯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냈는데요. 배유가 선수가 타격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여기는 부분이 뭘까요?

공을 끝까지 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대회 내내 그것만 머릿속에 새겼을 정도거든요.

 

 

아쉬웠던 경기는 언제였나요?

대만전이 정말 아쉬워요. 분명 자신감은 있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볼넷으로 주자가 쌓이고 점수까지 내주다 보니 제가 바라던 플레이가 안 나왔거든요. ‘어떻게든 막자’고 계속 되뇌었는데…. 더군다나 그날 제가 선발 등판이기도 했고요. 다른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했죠. (대회 첫 선발 등판인 만큼 전날 잠도 잘 안 왔을 것 같아요.) 걱정도 많이 됐죠. 그래도 어떻게든 편히 자서 좋은 컨디션 유지하려 했어요. 그렇게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쿠바전 때만큼은 잘 안 풀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아쉬운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중략)

 

 

이번 대회에서 선발투수와 중간계투를 가리지 않고 등판했어요. 어떤 보직이 잘 맞았나요?

저는 중간계투나 마무리로 나가는 게 마음 편해요. 선발투수로 나가서 초반에 와르르 무너져버리면 경기 자체가 힘들어지잖아요. 선수들 사기도 떨어질 테고요. (중간으로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로 위기 상황은 있을 텐데요. 공 하나에 경기가 뒤집힐 수도 있고요.) 그렇죠. 그런데 저는 위기 상황을 즐기는 편인 것 같아요. 루상에 주자가 있으면 집중도 잘 되는 것 같고요. 쿠바랑 일본전 때도 그런 상황에 등판했는데요. ‘한번 잘 막아보자’고 마음을 다잡고 올라갔어요. 긴장하기보다 여유롭게 생각하려 애썼던 게 많이 도움 됐죠.

 

 

현재 던지고 있는 구종은 뭐가 있어요?

직구, 슬라이더, 포크, 세 개 던지고 있어요. (제일 자신 있는 구종은 뭐예요?) 아무래도 직구? 최고 구속은 105km 정도 나오는데요. 제가 가장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공입니다.

 

 

대표팀 주장이자 포수인 곽대이 선수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정말 잘 챙겨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마운드 위에서 조금이라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타임하고 올라와서 잘 다독여주셨죠. “괜찮아. 맞아도 되니까 자신 있게 네 공 던져”라고 하면서 풀어주셨거든요. 그게 정말 큰 힘이 됐어요. 덕분에 씩씩하게 던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표팀 내에서 늘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선수단 모두에게 힘도 실어줬고요.

 

 

이번 대회 대표팀 인스트럭터로 김용수 코치가 왔어요. 직접 함께 해 보니까 어땠나요?

완전 멋있는 분이죠. 사실 제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코치님을 잘 몰랐어요. 그런데 나중에 어떤 분인지 알고 보니까 더 멋져 보였죠. (수줍) 많이 배웠습니다. 몸의 무게 이동이나 밸런스 조절에 관한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죠. 정말 감사드려요.

 

 

현재 대표팀에서 4번 타자예요. 중심타선에 배치된 만큼 기량도 출중할 것 같은데요. 배유가 선수가 생각하는 타자로서의 장점은?

어떻게든 치려고 해요. 제가 안타를 치고 나가서 다음 타자에게 ‘나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거든요. 타석에서 끈기 있는 모습 보이는 게 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안타 친 뒤에 더그아웃에서 다른 선수들과 서로 조언도 많이 했어요. 모두 함께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제가 맡은 임무라고 생각해요.

 

 

대회 기간 동안 합숙하면서 추억도 많이 만들었을 것 같아요. 서로 살 부대끼며 살면 분명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길 텐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대회 치르면서 모두 잔부상이 생기곤 했는데요. 저는 피칭 후에 어깨도 풀어야 했고요. 그럴 때 염지원 트레이너 선생님 방에 모여 다 함께 피로도 풀면서 텔레비전도 보고 대화 나눴던 게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 보면서 수다도 많이 떨었거든요. ‘또 오해영’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제게는 모두가 소탈하게 어울렸던 그 순간이 정말 소중했어요. 덕분에 선수단 화합에도 좋은 영향이 있었죠.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구성이 특이했어요. 소프트볼과 야구, 두 종목의 연합 팀이었는데요. 종목 간 차이를 극복하는 데 힘든 점은 없었어요?

베이스 러닝이 힘들었어요. 거리를 계산해내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어느 정도 가야 베이스에 도착하지’하는 생각도 자주 들었어요. 그리고 송구나 투구 거리도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1루수로 출장했을 때 송구 받아내는 게 살짝 어색하더라고요. 아무래도 힘 있게 던져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체력관리 하는 것도 필요했죠. 그래도 열심히 훈련한 덕에 큰 무리 없이 적응했습니다.

 

 

차이가 분명한 두 종목 선수들을 합친 만큼 묘한 분위기도 있었을 것 같아요. 소프트볼과 야구 대표팀이 뭉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전혀 그런 건 없었어요. ‘같이 힘내자’고 서로 용기도 북돋아줬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기존 야구 대표팀에 있던 분들은 “와줘서 고맙다”고 해 주기도 했어요. 사실 이번 대회 출전을 희망하면서 준비했던 분들은 안 좋게 생각하셨을 수도 있어요. 본의 아니게 그런 분들한테 상처 준 게 마음 아팠죠. 반대 입장에서도 한 번 생각해 봤는데요. 저 역시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 한국여자야구가 발전해서 더 많은 사람들한테 기회를 줄 수 있는 거니까요.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열심히 뛰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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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사는 고독하지 않다 

 

 

재일교포로 알려져 있는데요. 귀화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제가 2014년에 왔는데요.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귀화했어요. 별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부모님도 한국 분이시고요. 저 역시 한국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귀화 결심하는 데 어떤 어려움도 없었어요. (태극마크 달았을 때 어땠어요?) 처음에는 정말 신기했어요. 태극기를 보는데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대한민국을 위해 뛸 수 있다는 게 가장 기뻤죠.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정신없었어요. 바로 선수촌에 들어가야 했거든요. 부모님과 같이 왔는데요. 함께 한국을 즐길 시간도 없었습니다. 바빠서 어떤 감정을 느낄 여유조차 없기도 했고요.

 

 

한국 생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우선 언어는 동료들과 대화하면서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게다가 공부할 목적으로 스마트폰도 적극 활용했고요. 아직 뉴스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나 사투리는 잘 못 알아들을 때가 있어요.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대표팀에도 사투리 쓰는 사람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감독님이 쓰셨어요. 처음에는 알아듣는 데 어려움도 조금 겪었지만, 눈치껏 파악하고 되물어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 동료들이 알려주기도 했고요. 많이들 도와주셨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영화 보러 간 적이 있어요. 해외 영화였는데요. 말은 외국어고, 자막은 서툰 한국어니 굉장히 난감했죠. 그때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음식은 상대적으로 적응하기 수월했을 것 같은데요. 여기서 ‘뜬금포’ 질문 하나 던지겠습니다. 지금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은?

(기다렸다는 듯) 지금요!? 삼겹살이요! 간절합니다. (글썽) 대회 기간 중에는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먹을 수 없으니까요. 음식은 적응하는 데 조금의 어려움도 없었어요. 일본에 있을 때 엄마가 김치를 볶아주신 적도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음식은 웬만하면 다 친숙했죠. 육류는 정말 좋아하고요. 찌개류도 잘 먹습니다. 단, 매운 것만 빼면요. (단호) 아직 매운 음식은 잘 못 먹겠어요.

 

 

소프트볼은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언니가 소프트볼 하는 경기장에 간 적 있었어요. 흥미롭게 봤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저도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는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마냥 즐겼는데요. 해를 거듭하면서 전문적으로 하게 됐죠.

 

 

일본 소프트볼 1부 리그에서 뛴 적 있어요. 좋은 환경이었을 텐데요. 한국에 와서 하기로 마음먹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본만 소프트볼 강국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세계무대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거예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야구와 소프트볼이 다시 채택됐어요. 그때도 그라운드 위의 배유가 선수를 볼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제가 나갈 수 있을까요…. 물론 욕심은 나죠. 그런데 올림픽 출전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제가 어렴풋이 가져보는 생각은 이래요. 만약 대회 이전 펼쳐지는 예선에 출전하게 된다면, 올림픽 무대에 나가는 선수들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고 싶다는 거예요. 어떻게든 우리나라가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제게 그 자리가 허락된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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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언니와 배유가 선수 둘만 한국에 있는 건가요? 가족들은 다 일본에 있어요?

네…. 부모님, 오빠들은 모두 일본에 있어요. 교토에 있는데요. 많이 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SNS나 메신저가 많이 발달했으니까요. 어느 정도 달랠 순 있죠. 세상 정말 좋아졌네요. (그래도 직접 보는 것만 못할 텐데요.) 그렇죠…. 여기 온 후로 일본에 몇 번 간 적도 있어요. 짧게는 사흘에서 나흘 정도, 길게는 한 달 동안 일본에 다녀오곤 했죠. 이번에는 대회 소식 듣고 부모님이 오셨어요! (오빠들은 안 왔나요?) 네. 제가 어떻게 얘길 해도 안 온대요. 아마 텔레비전으로 봤겠죠? (웃음) 언젠가 한 번쯤은 제가 야구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평소에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어요?

잘 먹고 잘 자고? 저는 되도록 운동을 많이 하려고 해요. 지금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랑 런닝 위주로 하는데요. 따로 피트니스에 가서 운동하고 있어요. 소속된 팀에는 그런 시설이 안 갖춰져 있어서요. 시간 되는 대로 가서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야구 중계는 자주 챙겨보나요?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야구를 정말 많이 보셨어요. 아버지가 럭비를 하셨는데요. 스포츠라면 종목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좋아하시거든요.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다른 채널도 보고 싶을 거 아니에요. 그때는 어린 마음에 야구 보는 걸 안 좋아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자주 보는 편입니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도 있나요?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있습니다. NC 다이노스 나성범 선수요. 대학 때까지 투수 했던 거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타자로 정말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잖아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저번 가을에는 투수로 등판한 적도 있고요. 정말 멋있다고 생각해요.

 

 

배유가 선수는 어떤 야구를 하고 싶어요?

우선 투수로서는 볼이 느리더라도 타자가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지는 거고요. 타자로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 선수처럼 하고 싶어요. 홈런도 잘 치고 굉장히 멋있잖아요.

 

 

운동하면서 가장 힘이 된 건 역시 가족이었을 것 같아요.

정말 많이 지원해주셨죠. 제가 어릴 때 가기 싫다고 투정부리면 어떻게든 훈련장까지 끌고 가실 정도였거든요. 매번 바래다주셨고요. 그때 월수금은 낮에 학교 수업을 병행해야 하니까 밤에 연습하고 화목은 배팅만 했는데요. 제 일정에 맞춰 밤낮 할 것 없이 힘써주셨죠.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질문인데요. 배유가에게 야구란?

인생? 제 삶 통틀어 계속 해왔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야구 하는’ 가족 안에서 자랐어요. 오빠들도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 했거든요. 물론 큰오빠는 부상으로 그만두게 됐지만요. (배무룩) 가족 모두 서로에게 야구로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배유가의 목표는?

올림픽 출전! 제가 나갈 수도 있고 다른 선수들이 나갈 수도 있는데요. 우선 진출권 획득 위해서 힘쓸 거예요. 제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놓치지 않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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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물여덟, 한창일 나이다. 기량 역시 최고조에 올라있을 황금시기. 그녀에게 현재와 미래의 의미는 또래들과 분명 다르다. 만일 다른 꿈을 꾸었다면 ‘시작’이란 단어가 어울릴 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한국여자야구와의 동반 성장, 그리고 후진을 동시에 생각한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데에서 오는 고독함과 쓸쓸함. 이 감정들은 그녀가 성장하는 데에 필요한 자양분이자 견뎌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더는 고독하지 않을 것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료들이 있으니까. 써내려갈 역사의 다음 페이지가 기다리고 있기에 그녀는 오늘도 더그아웃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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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66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6년 10월호(66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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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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