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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PEOPLE NC 다이노스 손민한, 박명환, 이혜천 MEMORIES

dugout*** (dugout***)
2016.07.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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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또 다른 미래를 위해

 

Honor. 명예라는 뜻이다. 최근 NC 다이노스는 이 단어를 이용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다. 그 이름하여 다이노스 아너스 클럽. 한 마디로 구단 내의 OB 클럽이다. NC에서 은퇴하는 선수가 있으면 은퇴식을 진행하는 것보다 선수를 클럽에 가입시키며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 주는 것이다. <더그아웃 매거진>은 아너스 클럽에 처음으로 가입한 세 명을 만났다. 바로 박명환, 손민한 그리고 이혜천. 적게는 한 팀, 많게는 두 팀에서 생활하다 NC에서 마무리를 짓게 된 세 남자. 이들의 야구 인생을 돌아보며 ‘또 다른 미래’를 응원해 주는 것은 어떨까.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여지원 Location 마산야구장

 

 

세 사람을 마산 야구장에서 만난 것은 지난 7월 6일. 장마철이었기에 신사동 스튜디오에서 마산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고속도로에서 사고 차량을 여러 대 봤고, 장대비가 쏟아져 앞이 보이지 않기도 했다. 좌우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자동차의 와이퍼처럼 에디터의 마음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3대 1 인터뷰는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한꺼번에 삼촌뻘 세 명을 인터뷰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가득했다. 하지만, 다음 날 맑게 갠 하늘처럼 에디터의 걱정은 멀리 사라졌다. 약속 시각보다 일찍 도착한 세 사람은 에디터의 생각보다 훨씬 푸근한 말투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셋이 평소 친했냐는 질문에 맏형 손민한은 당연하다며 웃어 보였다. 이로써 걱정 끝! 본격적으로 세 남자를 파헤쳐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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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들아,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 NC 다이노스 유소년팀 코치 손민한

 

 

‘손민한과 놀자’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이 활동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작년 11월에 은퇴 발표를 하고 구단에서 투수코치 제안을 받았어요. 거절했습니다. 다른 활동을 예전부터 계획하고 있었거든요. 그것이 바로 ‘손민한과 놀자’입니다. 저는 프로 선수로 살아오면서 기본기가 부족한 선수들을 봐 왔어요. 쉽게 송구할 수 있는 걸 큰 실책으로 만들고 가끔 나쁜 인성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선수도 있고…. 그 모습을 보면서 프로야구선수를 꿈꾸는 유소년들에게 기본기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유소년 아이들이 제게 배우면 야구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그게 바로 제가 받았던 사랑을 보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잖아요! NC 측에서 발 벗고 도와줘서 잘 진행하고 있습니다.

 

 

‘손민한과 놀자’는 경상남도의 유소년 야구팀에서 손민한이 직접 티볼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지루해할 때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야기 등 프로생활에 관한 이야기도 한다. 그렇게 지금까지 열 곳이 넘는 초등학교의 아이들이 손민한을 만났다.

 

 

아이들에게 해 주는 많은 말 중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꿈과 목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인가 돼야겠다고 생각을 하면 그것만 보고 더 열심히, 즐겁게 살게 되니까요. 제가 이 활동을 계획한 이유인 기본기 역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활동 후 다른 계획이 있나요?

네. 자연인이 되는 것이요. 지금까지 18년 동안 쭉 야구를 해 오면서 지쳤습니다. 프로 선수로 생활하면서 받는 관심이 가끔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한동안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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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이야기가 나오니 이 질문을 하고 싶어요. 대체 왜….

은퇴했냐고요?

 

 

네. (아쉬움) 2015시즌 11승 6패 4.89로 성적도 좋았잖아요.

작년 시즌에 잘한 만큼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절 괴롭혔어요. 만약 제가 올해 이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나쁜 성적으로 은퇴한다면 그만큼 추한 모습도 없잖아요. 또, 제 자리를 메꿔야 할 후배들이 많아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야 NC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령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었나요? (실제로 손민한은 2015년 9월 1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10승을 거두며 최고령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것에 이어 10월 21일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로 출장했다.)

전혀요.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마음은 항상 신인이라고 생각하고 투구하는데 이름 앞에 ‘최고령’ 세 글자가 붙는 게 어색하고 부담스러워요. 언젠가 다른 선수에 의해 깨질 기록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팬들은 노장 투혼이라고 생각해주시더라고요.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중략)

 

 

2008년엔 퀄리티 스타트를 21번 기록했는데 12승밖에 거두지 못하기도 했죠. 당시 가장 힘이 됐던 이는 누구인가요?

영혼의 배터리 (강)민호! 물론 가족, 감독님도 제게 좋은 영향을 끼쳤지만 민호가 제게 큰 힘이 됐죠. 제 룸메이트였거든요. 투수, 포수로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호흡을 더 잘 맞출 수 있었고 상대 팀 분석도 열심히 했어요. 민호한테 농담으로 ‘내 집사람보다 너랑 더 많이 자는 것 같다 야~’ 할 정도였어요. (웃음) 지금도 롯데 자이언츠의 멋진 주장이지만 그때 당시 역시 훌륭한 선수였고 제게 비타민이었죠. 고맙다 민호야!

 

마산은 더웠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하지만, 손민한은 인터뷰하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에디터를 위해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약 15분 동안 진행된 짧은 인터뷰였지만 그 시간 동안 손민한의 깊은 내공을 느꼈다. 그의 야구 인생 얘기를 하면서 국가대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내야수)를 단 세 개의 공으로 잡은 2006년 WBC(World Baseball Classic) 미국전은 야구를 오래 봐 왔던 독자들이라면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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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WBC! 알렉스 로드리게스 선수를 삼구 삼진으로 잡은 건 절대 잊을 수 없어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 공은 그렇게 위력적이지 않았어요. 다만 한국 선수들이 미국 선수들보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죠. (너무 겸손하신 것 아녜요?) 아니에요. 제 공이 그 정도로 날카롭지 않았다는 건 저 스스로 잘 압니다.

 

 

솔직한 답변 좋아요. 더 솔직한 답을 해 줄 질문이 왔어요. 은퇴하는 날, 오늘 돌아봤을 때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이 두 팀 중 어느 팀이 더 기억에 남나요?

음…. (심사숙고) NC가 더 인상 깊네요. 롯데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냈긴 하지만, NC는 수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일을 겪고 나서 새롭게 시작했던 팀이어서 더 기억에 남아요. 자이언츠 팬들, 그렇다고 너무 섭섭해 하지 마세요! 롯데도 당연히 제가 사랑하는 팀입니다. ‘굳이’ 의미를 두자면 마무리를 했던 NC가 더 기억에 남네요.

 

 

다승왕, 승률 1위, 골든 글러브, 월간 MVP 등 다양한 상을 받았어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있나요?

네. 1,000탈삼진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아요. 아시다시피 저는 탈삼진 능력이 있는 투수가 아닌데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탈삼진 개수가 1,000개에 가까워지더라고요. 아쉽게 20개 정도 남겨두고 은퇴합니다. (실제로 그가 기록한 탈삼진은 968개로 32개 부족하다.)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 같아서 그 기록에 욕심이 있었는데…. 저 대신 ‘손민한과 놀자’에서 가르치는 아이들이 나중에 꼭 프로가 돼 1,000탈삼진을 기록해 줬으면 좋겠네요. (웃음)

 

 

여기까지가 손민한의 이야기다. 더 많은 어린 투수들의 양성을 위해 은퇴를 선택한 손민한. 그 ‘어린 투수’들을 양성하는 코치가 두 번째로 만나볼 박명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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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스레 떨지 않고 한번에 말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고양 다이노스 투수 보조코치 박명환

 

 

코치님 안녕하세요! 아직 코치라는 호칭이 어색하네요. (웃음)

저도 마찬가지예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겠죠?

 

 

선수 시절 얘기부터 해 볼게요. 199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졸 우선 지명을 받고 OB 베어스에 입단합니다. 그 당시 무슨 목표를 가지고 있었나요?

특별한 목표는 없었어요. 그냥 ‘열심히 배우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바라고 바랐던 프로 선수가 됐으니까요. 매일 야구장에 일찍 출근했어요. 남들보다 더 던지고, 더 보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박철순, 김상진 선배를 보고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성실했지만 1996년부터 3년 연속으로 최다 폭투를 기록해요. 그 원인이 무엇이었을까요?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구속만 빠르고 제구력이 좋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도 김인식 감독님과 최일언 투수 코치님께서 잘 봐 주셔서 점점 좋아졌던 것 같아요. 다행히 그 삼 년 동안만 심각하게 폭투에 시달렸지, 나머지 햇수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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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환 하면 양배추를 빼놓을 수 없죠.

(웃음) 제가 그 당시에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더위에 민감했어요. 저희 부인이 절 도와줄 방법을 찾다가 ‘호기심 천국’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머리에 양배추를 쓰면 체감 온도가 8도가 내려간다는 걸 봤대요. 아시다시피 결국 양배추가 제 더위를 식히는 데 도움은 됐지만, 타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서 못 쓰게 됐어요. 솔직히 저는 그게 반칙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미국에서도 양배추를 모자 안에 넣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제가 운이 나빴던 것이죠.

 

 

(중략)

 

 

스타가 된 박명환은 2002년 14승, 2004년 12승, 2005년 11승으로 3년 동안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둬요. 그 당시 무슨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나요?

1999년도랑 2000년도에 어깨가 아파서 푹 쉬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때 당시 아무리 프로야구선수여도 꾹 참으면 병이 더 심해지고 조금 쉬었다가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어요. 덕분에 2006 WBC 국가대표로 뽑혔죠. 존재감은 별로 없었지만. (웃음)

 

 

네? 왜요?

민한이 형이랑 같이 국가대표로 뽑혔는데 찬밥이었어요. 그 당시 투수진이 짱짱했거든요. 박찬호(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병현(현 KIA 타이거즈, 당시 콜로라도 로키스), 봉중근(현 LG 트윈스, 당시 신시내티 레즈), 김선우(당시 콜로라도 로키스) 선배 같은 해외파 선수들이 많았어요. 그 당시 팬들이 저희한텐 일본 관광한다고 하셨는데 정말 관광만 하다 온 기분이었어요. (웃음)

 

 

에이~ 그래도 국가대표에 뽑힌 영광이 있잖아요.

네. 물론 영광스러웠죠. 태극마크를 달았던 경험은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국가대표로 뽑힐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자랑했던 박명환은 2006년부터 어깨 통증에 시달렸고 2009년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다시 1군 무대를 밟자 허벅지가 아파오고 어깨 통증도 재발한다. 그렇게 그는 두 번째 팀이었던 LG에서 20경기도 나가지 못한 채 방출된다. 프로 생활이 끝이 났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쉽고 슬펐다. 예전처럼 잘해 낼 것 같은 자신감은 없었지만, 프로야구선수라는 어린 시절의 꿈을 쉽게 버릴 수 없었다. 그가 택한 것은 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는 그에게 어떤 의미냐는 에디터의 질문에 “마무리를 잘할 수 있게 해 준 팀.”이라고 답하며 팀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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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공개테스트를 통해 NC에 입단합니다.

OB에 있을 때 배터리 코치가 김경문 감독님이었는데 NC에 가서 또 감독님을 만났어요. 감독님께서 밥을 사 주시면서 인연이라고 앞으로 열심히 해 보자고 말씀해 주셨죠. 다시 한 팀에서 만나니 무척 반가웠어요.

 

 

NC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정말 좋았습니다. 재활하는 데 7년이 걸렸는데 야구를 포기하지 않은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구단 분위기도 좋고 혜천이랑 민한이 형도 있어서 마음이 놓였고요. (웃음) 이 팀에서 마무리하게 돼 영광이에요.

 

 

좋은 분위기 속에서 2015년 5월 17일, 삼성 라이온즈 상대로 1,789일 만에 선발승을 했어요. 그때 기분은 지금도 생각날 것 같아요.

야구를 오래 하다 보면 팀의 우승과 국가대표 선발처럼 좋은 일들이 생겨요. 하지만, 저는 삼성 상대로 선발승 거뒀을 때가 가장 기뻤어요. 눈물이 나기도 하고 재활하면서 겪었던 모든 시간이 생각나면서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라고요. 제가 프로에서 103승을 했는데 그 날이 마지막 승리였어요. 마지막 승리를 좋은 성적으로 꾸며서 참 좋았습니다. 이날 느낀 또 하나의 사실이 있는데요.

 

 

무엇인가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꿈을 이루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요. 후배 투수들은 몸이 아파서 성적이 잘 안 나오더라도 절대 기죽지 말고 본인들의 꿈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NC 투수들이 박명환 코치의 조언이 힘이 된다고 하는데 어떤 좋은 말을 해 주는 건가요?

네. 아픔을 참고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 몸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제일 크게 강조해요. 2군 투수 보조 코치다 보니 2군 선수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 선수들에게 시간은 많이 있으니까 마음 급하게 먹지 말고 한 발 한 발 천천히 하라고 조언해줍니다. 민한이 형도 몸을 잘 만들어서 40살 넘어서까지 했잖아요. 야구를 잘해서 스타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 생활을 오래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양 다이노스에서 가장 기대되는 투수 유망주는 누구인가요?

배재환 선수요. 2014년 2차 지명회의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선수예요. 몸이 아파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하는 선수인데 제가 보기엔 가능성이 있어요. 키도 186cm로 큰 편이고요. 중학생 때부터 선동열 (전) 감독님과 류현진(LA 다저스)을 합해 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거든요. 가끔 1군 경기에 나가는데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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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앞으로의 인생도 화이팅! -애들레이드 바이트 투수 이혜천

 

 

이젠 NC 다이노스 선수가 아닌 에들레이드 바이트 선수에요! 호주 리그에서 야구 해보니 어떤가요?

재밌어요. 에브리데이 엔조이 하고 있습니다. (Everyday Enjoy. 매일 즐기고 있다는 뜻이다. 호주에서 영어를 쓰니 이혜천도 영어로 말하며 에디터에게 장난을 쳤다.)

 

 

와, 영어 잘하는데요? (웃음) 호주 리그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한국에 KBO리그가 있듯이 호주에도 ABL(호주프로야구, Australian Baseball League)이 있습니다. 경기는 10월부터 1월 말까지 세 달 동안 열리고 한국처럼 매일 경기가 중계돼요. 관중도 꽤 많고요. 아, 자랑할 것 있어요! 작년에 NC가 패넌트레이스에서 2등 했듯이 저희 팀 에들레이드도 지난 시즌 2등을 했어요!

 

 

영어뿐만 아니라 팀 성적도 좋네요! 시드니 블루삭스 구대성 선수랑은 연락해요?

그럼요. 가끔 만나서 야구 얘기 나눠요.

 

 

사실 NC에서 좋은 마무리를 짓지 못했어요. 그래도 야구를 계속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아무 것도 안 하고 집에서 가만히 있으면 그보다 한심한 게 없잖아요. 야구에 손 놓기도 싫고요. 한 번 시작한 야구 계속 하고 싶습니다.

 

 

자, 이제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 얘기를 해 볼게요. ‘최고령 타이틀’인 손민한 선수와 달리, 이혜천 선수는 2006년 29살의 나이에 최연소 5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워요. 그 당시 소감이 어땠나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부상만 안 당하고 경기 좀 많이 나가면 어느 선수나 세울 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쿨하시네요.

주변에서는 제가 팀의 마당쇠 역할을 했기 때문에 세울 수 있는 기록이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2002년엔 78경기 나갔고, 2003년엔 83경기 나갔으니 제가 많이 나가긴 한 것 같아요. (내심 뿌듯) 튼튼한 제 어깨와 체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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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는 NPB(일본프로야구, Nippon Professional Baseball)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했었죠. 2년 동안 1승 2패 1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4.12로 눈에 띄는 성적은 거두지 못하지만 배운 것은 많을 것 같아요.

네. 많이 배웠죠. 일본이 우리나라랑 비슷한 듯 다르더라고요. 예를 들면, 수저를 쓰는 문화와 언어의 발음이 비슷하지만 자동차 운전석 위치가 다르더라고요. (웃음)

 

 

야구 기술적으로는요?

구단이 선수를 지원해 주는 것이 체계적으로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KBO리그에선 잘하는 선수들만 적극적으로 밀어주는데, 일본에서는 못하는 선수들도 죽자 살자 계속 지지해줍니다. 더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 주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바로 보태준다고 구단 측에서 말해줘서 그 점이 고마웠어요. 다만,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무엇인가요?

제가 뛴 경기가 지금처럼 언론에 잘 비춰지지 않았어요. 물론 제가 선발투수가 아닌 주로 중간계투로 경기에 나갔지만, ‘한국 팬들에게 더 알려졌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 많은 팬 분들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셨다면 제가 더 힘이 나지 않았을까요? (혜무룩)

 

 

인터뷰를 한 세 선수 중 이혜천이 가장 막내였다. (손민한 1975년생, 박명환 1977년생, 이혜천 1979년생) 그래서 세 명 중에 

개인 인터뷰를 가장 늦게 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 “제가 인터뷰를 짧게, 잘하겠습니다.”라고 말한 센스 넘치는 이혜천. 그의 말 대로 그는 에디터와 말을 나눌 때 짧게 말하긴 했지만, 해야 할 말은 다 했다. 심지어, 별명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에디터의 질문에 ‘혜천대사’라는 별명을 언급함과 동시에 사실 기독교인 그의 종교를 밝히며 유쾌한 모습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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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 얘기를 뺄 수 없죠. 달마 스님, 혜천대사, 이핵천, 혜르노빌 등 다양한 별명의 소유자예요.

이핵천. 좋은 별명입니다. 전 긍정적으로 항상 모든 걸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팬 분들이 절 보고 즐거움을 느낀다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은퇴를 발표하니 김경문 감독님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여태까지 해 준 것 너무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또, 제가 호주 리그에서 야구할 계획을 말씀드리자 잘할 수 있다고 어깨를 두드려 주셨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애들레이드 바이트에서 꼭 거두고 싶은 목표는요?

없어요. 거창한 목표 없고 부담 없이 즐겁게 야구하려고요. 또, 그쪽에 좋은 용병 있으면 NC 구단에 연결해서 소개해주고 싶어요. 여러분, 제게 주목해주세요! 제가 바로 NC 제2의 스카우트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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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들과의 인터뷰가 끝났다. 손민한, 박명환 그리고 이혜천을 보고 있자니 마치 대한, 민국, 만세 삼둥이를 보고 있는 듯했다. 물론 그 아이들과 나이 차는 30살이 넘지만 서로 친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상대를 대하며 같이 있는 사람에게 미소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지금까지 프로야구선수라는 같은 일을 했지만, 앞으로는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아갈 이들의 멋진 미래에 박수를 보내기 전! 한 가지 추가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

 

NC 구단에서 다이노스 아너스 클럽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구단과 선수 사이에 연대감을 형성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몇 경기에 출장했는지, 성적이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다. NC에서 프로 생활을 마감하는 것만으로도 선수의 새로운 출발을 지지해주고 싶은 것이다. NC 측에선 점점 가입 인원이 늘어 가면 선수뿐만 아니라 구단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과 협력 업체 사람들도 함께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처음으로 가입한 이 선수들에 이어 다음 주자가 누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큰 묘미가 이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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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6년 8월호(64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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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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