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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을 물리친 비선출들의 반란, 고척돔 브리온게임원컵 우승 수요야식회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8.11.13 13:24
  • 조회 11684
  • 하이파이브 11

고척대첩의 주인공 수요야식회, 브리온-게임원컵의 새역사를 쓰다!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제3회 브리온게임원컵 챔피언십 우승의 주인공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수요야식회의 차지였다. 우승팀인 수요야식회 팀원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솔직한 이야기로 파란과 이변, 그리고 충격의 연속이었다. 애당초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규모의 무제한급 야구대회 양대산맥인 2018년 KBO 챌린저스 우승팀인 메티스와 2018년 전국 시도대항 야구대회 챔피언 에이핑크이 결승진출과 우승경쟁이 너무도 당연해 보였던 이번 대회를 두고 시작부터 "어.우.메.핑"이란 이야기가 대회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처럼 승부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법이다. "야구 몰라요~"라는 명언을 백 번쯤 되새김질해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선수출신의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 대회의 마지막 순간, 올쟁이들의 무대에서 비선출들이 선출주축팀을 잡고 우승컵을 차지하는 대반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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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를 잡고 이변을 쓸 준비를 마친 수요야식회의 준결승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준다는 말처럼 심상치 않은 이변이 예견된 돌풍은 준결승전에서 살며시 불어온다. 수요야식회의 경기력은 대회 1회전 시작부터 상당히 불안했다. 고척돔에서의 첫 경험, 부천 퓨처스베이스볼과의 경기에서 김태환-허웅-이익준의 필승카드를 모두 꺼내들고도 경기 막판까지 스코어 0대4로 끌려 가며 패색이 짙었던 16강전은 진땀나는 순간이었다. 겨우 마지막 이닝이 되어서야 비로소 폭발한 전경호의 경기를 뒤집는 끝내기 안타로 힘겨운 대역전극으로 첫 단추를 어렵게 꿴 수요야식회는 8강전에서 갱스터스를 어렵지 않게 격파했을 뿐 4강 준결승전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에이핑크를 만나게 된다. 우승으로 가는 첫 번째 중요한 관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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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듣던 대로 무시무시한 에이핑크의 중심타선 최정훈-박찬-최원준으로 이어지는 성남고 출신의 선출라인업은 수요야식회의 선발 김태환을 압박하면서 가볍게 2점을 뽑아 한걸음 앞 서 나간다. 양효석의 깜짝 만루포로 수요야식회가 놀라운 힘을 발휘했지만 에이핑크는 5회말 4안타를 집중시키면서 대거 4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하며 이변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보인다. 마지막 이닝인 6회 수요야식회를 결승으로 이끈 것은 두 번의 재치 넘치는 주루플레이 덕분이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경기종반 리드를 놓치고 역전을 허용한 팀들은 대게 힘없이 주저 앉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잡은 대어가 눈 앞에서 멀어져 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심리적인 상실감이 큰 탓이다. 역전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6회초 리드오프 이익준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조한욱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2루의 밥상이 차려진다. 다시 한번 결정적인 홈런포를 기대한 양호석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지만 '인필드 플라이 이프 페어'가 선언된다. 에이핑크의 황현준이 상체를 비트는 서커스 수비로 이 타구를 힘들게 잡아냈지만 3루 베이스가 빈 틈을 간파한 재간둥이 이익준은 언더베이스로 3루를 파고드는 엄청난 주루 센스로 상대 내야를 혼란에 빠트린다. 두번째 영양가 만점의 주루 플레이는 동점 상황에서 2루주자 김승연의 영리한 움직임이 한 점을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도저히 홈을 파고들기 힘든 짧은 좌전안타 장면에서 2루주자 김승연은 3루수가 타구에 시선을 빼앗긴 채 주루선상의 공간을 비워두지 않은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거침없이 3루수에게 돌진하면서 그대로 충돌, 주루방해 판정을 이끌어 냈고 결국 홈베이스까지 무혈입성하며 재역전의 드라마를 쓴다. 준결승전에서 수요야식회가 거함 에이핑크를 잡은 힘은 결국 작은 틈새를 파고 든 절실함이 녹아있는 주루플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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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출신 7대 3의 비교불가의 전력 차이, 고척돔 대첩의 시작


 무척이나 힘든 준결승의 고비를 넘긴 수요야식회는 최소한의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여졌다. 객관적인 전력을 가진 팀과의 경기에서 자신이 가진 힘을 아낌없이 모두 쏟아부으며 이변을 연출한 상대가 다음 라운드에서 힘없이 무너지는 것은 스포츠에서 흔한 장면이기 때문이다. 결승전에는 HS 밴더스를 완파하고 안정적인 전력으로 결승에 안착한 거함 메티스가 버티고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챌린저스 대회 타이틀홀더 메티스가 7대3 정도로 앞선다고 예상한 근거는 전광판에 이름을 올린 양팀 타자들 가운데 가운데 고출이상의 선수출신자의 숫자가 7대3으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되는 뻔한 승부였다. 하지만 수요야식회는 올쟁이팀인 에이핑크를 잡은 상승세와 좋은 기운을 그대로 간직한 채 고척돔 결승전의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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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팀의 선발카드는 이익준과 정홍식의 맞대결로 시작된다. 호타준족을 자랑하는 톱클래스 이익준이 투수로써 진가를 증명하기 위해 전국무대에 이름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반면 8강전 윤태식-김인중이 팀완봉을 기록한 메티스는 준결승전을 안재형-김인중만으로 마무리짓는 두터운 마운드 자원에 힘입어 정홍식을 결승전 선발카드로 내정하고 체력적인 안배를 마친 전략이었다. 다만 승부의 변수가 될 걸림돌은 오전에 펼쳐진 8강전과 4강전에 이어 결승전까지 연달아 3경기를 하루에 치러내야 하는 야수들의 체력적인 부담감이 숙제였다.


 경기는 시작과 동시에 뜨겁게 달아오른다. 메티스의 리드오프 이정우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함과 동시에 2루를 훔쳐 좋은 기회를 만들어 선취점을 노렸지만 이익준은 침착하게 삼진 1개와 내야땅볼 2개를 유도하면서 첫 번째 이닝을 무실점으로 소화한다. 2회에도 선두타자 임학수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하위타선을 가볍게 범타로 막아내며 경기 초반 안정감있는 피칭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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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티스의 선발투수 정홍식 역시 2번 조한욱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을 뿐 1회를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처리했고 2회에는 4-6-3으로 이어지는 그림 같은 더블플레이를 유도하면서 전광판의 0의 행진을 거듭한다. 양 팀 선발투수들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임에 따라 많은 점수를 주고받는 난타전보다는 투수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어느쪽이 선취점을 먼저 뽑아내느냐가 결승전 승부의 중요한 열쇠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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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호수와 같았던 숨 막히는 팽팽한 정막의 균형감을 깬 3회, 경기는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메티스가 자랑하는 테이블세터 이정우와 최형서를 모두 뜬공 처리한 수요야식회의 이익준은 3번 임성재마저 외야플라이를 유도하며 이닝을 깔끔하게 교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타구를 쫓던 야식회의 이상혁의 아쉬운 수비가 3루타를 만들어 주었고 메티스의 해결사 4번 최형종은 좌익선상의 적시 2루타로 귀중한 선취득점을 만들어 낸다.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던 메티스 입장에서는 천금같은 득점이자 럭키박스를 열어낸 기분 좋은 선취점이었다..

 하지만 수요야식회의 3회 반격도 만만치가 않았다. 선두타자 정승준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9번타자 이상혁이 메티스의 정홍식을 끈질기게 괴롭힌 뜻에 볼넷을 골라 기어이 출루에 성공한다. 2사이후에 조한욱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첫 찬스에서 전경호의 우전안타로 재빠르게 홈을 파고든 이상혁은 결자해지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고 양효석의 내야땅볼을 유격수 실책을 저지른 메티스는 한 점을 더 헌납했다. 3회까지 스코어 2대1, 다크호스 수요야식회가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경기초반의 팽팽한 흐름이 이어진 명품 투수전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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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의 무대 7이닝 비자책 완투쇼를 펼친 이익준의 인생투구


 극도의 긴장감 속에 이어진 한 점차의 결승 승부는 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정작 게임에 나선 선수들의 피로도는 배가 된다. 우승으로 가기 위한 역전의 점수를 쥐어짜낸 수요야식회의 입장에서는 선두타자 박성오가 깨끗한 우전안타를 기록하면서 무사에 출루한 4회말 달아나는 점수가 절실했다. 대타 김훈영을 빠르게 투입하면서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내야 플라이로 그친 수요야식회는 키플레이어 이상혁이 다시 한번 우전안타로 징검다리를 놓으며 이익준에게 좋은 찬스를 이어준다. 하지만 이미 마운드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던 리드오프 이익준은 5-4-3의 병살타로 좋은 찬스를 무산시켰고 결국 마운드 위에서 근육경련을 일으키며 주저앉는 돌발 변수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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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악물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 이익준은 5회 우전안타로 출루한 최형서에게 무사 2루를 내주는 위기상황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피칭으로 임성재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막아내더니 6회에는 1사이후에 이형주에게  3루타를 허용하며 내준 동점 위기상황에서 금강호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끝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인생투구를 펼친다. 챌린저스대회에서 130KPH가 넘는 빠른공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던 메티스의 강타자들은 타이밍을 빼앗는 상대의 80km후반 변화구에 좀처럼 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3부리그 에이스 정도 수준에 불과한 110km대의 직구를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만든 이익준의 영리한 완급조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6이닝 동안 단 5안타 빈공의 결과와 1득점으로 꽁꽁 묶인 채 마지막 7회를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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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티스의 정홍식도 6이닝동안 피안타 6개만을 허용하며 자책점 1점으로 버텨낸다. 마지막 이닝 대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보기 위해 심기일전하며 공격에 나선 메티스는 3번 임성재부터 시작된 좋은 타순으로 7회 공격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하지만 대회 최강의 클린업을 자부하던 메티스의 중심타선인 최형종과 윤태식이 연속 삼진을 당해 삼자범퇴로 물러나면서 MVP 이익준의 활약을 더욱 빛나게 만든 조연에 그친다. 경기초반만 해도 짧게 이닝을 끊어가며 던질 것이라던 예상을 보기 좋게 무너뜨린 수요야식회의 결승비법은 뚝심있게 밀어붙인 이익준의 1실점 완투쇼로 마무리된다. 우승후보 메티스가 이렇게 쉽게 물러날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무려 6개의 삼진을 곁들여 넓은 고척돔의 외야를 십분 활용하면서 8개의 뜬공을 유도하며 매티스의 방망이를 효과적으로 잠재운 이익준의 놀라운 피칭은 선출잡는 비출들의 반란의 선봉장이었지만 무실책 경기로 스코어 2대1의 한 점차의 승부를 끝까지 지켜낸 수요야식회의 탄탄한 수비력이 오랫동안 기억될 고척대첩의 명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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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영상은 프로동네야구(PDB) 유튜브채널을 통해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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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 등급 달아요
    • 2018.11.13 18:11
    • 답글

    솔직히 올쟁이 규정에 명함 내밀어볼 용기도 안났는데; 우승까지 한 야식회 대단합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8.11.13 18:24
    • 답글

    달아요님, 에이핑크 잡은걸로 이미 이변인데...메티스까지 연파할 줄은 몰랐다는 ㅋ 이번주 수요일에도 야식먹고 있겠죠?

    • 등급 karisl***
    • 2018.11.13 21:25
    • 답글

    수요야식회 축하드립니다
    이런팀이랑 같은 리그에서 뛰었었다니 ㅎㅎ

    • 등급 GM수연아빠
    • 2018.11.14 09:32
    • 답글

    karisl***님, 엄청난 팀이었어요...저도 예상 못했다는 ㅎㅎ

    • 등급 야구배트
    • 2018.11.13 23:55
    • 답글

    멋지네요 축하드립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8.11.14 09:32
    • 답글

    야구배트님, 이게 진짜 야구의 매력인가 봅니다!

    • 등급 김대표
    • 2018.11.14 07:06
    • 답글

    • 등급 불꽃마구
    • 2018.11.16 18:35
    • 답글

    • 등급 기봉이
    • 2018.11.17 09:28
    • 답글

    • 등급 이재진
    • 2018.11.18 10:43
    • 답글

    정말 대단하네요^^

    • 등급 특별전형
    • 2018.11.18 13:56
    • 답글

    야구 앞에 겸손해야하는 이유죠. 잘한다고 건방 떨다가는..항상 기본에 충실하고 겸손하게.최선을 다하는게.야구의 본질인것 같습니다.

    • 등급 특별전형
    • 2018.11.18 13:57
    • 답글

    좋은 기사 사진 모두 감사합니다~^^ 경기를 모두 본 것 같아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8.11.19 10:11
    • 답글

    특별전형님, 네~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죠?

    • 등급 sook love
    • 2018.11.18 20:05
    • 답글

    수고 하셨습니다.  다음에는 기록실 사진도 한장 찍어주세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8.11.19 10:11
    • 답글

    sook love님, 기록실...좋던가요? ㅎㅎ

    • 등급 비누거품
    • 2018.11.18 20:10
    • 답글

    야식회도 선출 3명 있군요. 제목만 보고는 아예 전 선수가 비출인줄.

    • 등급 GM수연아빠
    • 2018.11.19 10:11
    • 답글

    비누거품님, 3대7로 싸워서 이긴거니까...사실 4강권 모든팀에 중출아닌 선수가 없는 대회에서 비출멤버가 라인업에 한명이라도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아닐까요? ^^

    • 등급 김정현
    • 2018.11.19 10:53
    • 답글

    현장에서 보고싶었는데~
    좋은기사 잘봤습니다.
    수요야식회 우승축하합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8.11.22 00:03
    • 답글

    김정현님, 구경오시지^^ 고척돔 vip석 준비해놓을께요

    • 등급 sook love
    • 2018.11.19 11:31
    • 답글

    목동.잠실에 비하면 좋죠^^

    • 등급 GM수연아빠
    • 2018.11.22 00:03
    • 답글

    sook love님, 사실 고척기록실에 들어가본적이 없네요 ㅎ

    • 등급 sook love
    • 2018.11.22 00:05
    • 답글

    GM수연아빠님, 고척 기록실은 미로와 같습니다. ㅎ

    • 등급 김보석
    • 2018.11.19 15:19
    • 답글

    두팀다 축하드립니다 ~~
    부상없는 야구하세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8.11.22 00:04
    • 답글

    김보석님, 결승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을 명승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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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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