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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사이의 고민, 팀 사야이의 첫번째 가을야구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7.10.21 01:18
  • 조회 12133
  • 하이파이브 21

이상과 현실사이의 고민, 팀 사야이의 첫번째 가을의 잔치 포스트 시즌

 

 창단 초기 어설픈 4부야구로 수많은 생활야구인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던 팀 사야이가 마침내 수동유스타운 토요B리그 최종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것도 최종 성적 9승 3패의 좋은 성과를 내면서 당당하게 정규시즌 1위를 차지, 2위 드림베어스와 3위 다원조아의 플레이오프 경기결과를 느긋하게 지켜보는 체력적인 우위까지 차지하면서 말이다. 이미 동계점퍼에 노란 우승별을 선명하게 새겨 넣은 설레발 야구의 1인자 유영태 작가가 이끄는 팀 사야이의 첫번째 포스트시즌, 그들의 첫번째 가을야구는 과연 해피엔딩으로 종료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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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선발 라인업, 모두 함께가 아니라면 정상은 의미없다.


 경기전 선발 엔트리 구상에 여념이 없던 유영태 감독은 굉장히 의미있는 질문을 던져왔다. 주변에 야구 좀 해봤다는 생활야구의 고수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우승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팀의 베스트 멤버로 결승전을 시작하는게 최선이라는 조언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궂은 상담이였다. 일반적으로 한 두번의 패배가 용인되는 패넌트레이스 정규시즌이라면 무조건적인 승리를 추구하기 보다는 귀한 주말시간을 투자해 출석한 선수들을 빠짐없이 고르게 기용하면서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보편타당한 생활야구의 진행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두번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리그 최종 결승전 혹은 중요한 토너먼트라면 경기에 참여하지 못해 조금 아쉬운 선수가 있더라도 베스트 나인을 먼저 선택하는 것은 감독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라는 답변을 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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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등반대가 히말라야 최고봉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보급품을 지원해 주는 현지 셀파의 도움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 베이스캠프를 지킬 대원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고산등반을 버티기 힘든 몸상태의 대원들을 열외없이 무리하게 모두 끌고 정상에 깃발을 꽂겠다는 리더의 생각은 자칫 모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말을 대신했다. 정규 시즌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팀원들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최종 결승전에 도달했다면 설령 결승전 게임에서 단 1타석도 출전하지 못했다고 해서 팀이 이룬 우승의 기쁨과 희열을 함께 느끼지 못 할 정도의 자기중심적인 팀원은 없을꺼라는 이야기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답정너" 양쪽 귀를 모두 틀어막고 자신의 소신대로 팀원들을 안내하겠다는 유영태 감독의 의지는 너무나 확고했다.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팀원 모두를 경기에 출전시켜 가면서 정상에 우승의 깃발을 꽂겠다는 생각을 이미 정한 듯 경기전 미팅에서 주전 멤버가 아닌 비주전 멤버를 먼저 포함시킨 변칙 라인업을 준비해 왔다면서 대망의 결승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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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도 믿을수 없었던 사야이의 4이닝 무실점 행진


 투수 신우순과 포수 김병채, 유격수 멸치와 좌익수 간디에 이어 평소 베스트 라인업에 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가부키(0.231)와 준K(0.273), 안다(0.226)가 결승전 선발 오더에 들면서 벤치는 조금 술렁이는 느낌이였다. 생각지도 못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리그 성적 2할대의 팀 사야이의 "버려진 개"로 분류된 선수들은 부담감을 갖기 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보너스 경기라는 생각으로 결승전에 임했고 경기는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상황으로 전개되어 간다. 수술이후 한결 제구력이 좋아진 신우순이 가장 중요한 첫번째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고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한 발빠른 멸치 이재형은 다원조아 3번타자 김지운의 2루 베이스를 타고 넘어가는 중전안타성 타구를 잡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많은 득점을 주고 받는 난타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경기는 뜻밖에도 팀사야이의 실책없는 깔끔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무려 4이닝동안 스코어 보드에 0의 행진을 만들었을 만큼 신선하고 쇼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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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1회 팀사야이는 마치 폭풍과도 같은 집중력으로 대량득점을 성공해 낸다. 더블헤더로 펼쳐진 플레이오프에서 많은 공을 던지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낀 다원조아의 에이스 정영진을 대신해 먼저 선발의 중책을 맡은 지한상은 1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특히 사야이의 타선은 제구력이 떨어지는 상대투수의 약점을 정확히 공략하면서 지독하리만큼 끈질기고 차분한 모습으로 공격의 기회를 만들었다. 연속 볼넷과 도루에 이은 3루 안착, 그리고 적시타의 공식은 상대를 서서히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도 이를 악물고 1루로 전력질주한 간디 박승완이 행운의 낫아웃으로 출루한 뒤 득점에 성공하는 투혼에 힘입어 1회 8점이라는 빅이닝을 완성시킨 것이다. 팀원 누구 하나의 힘이 아닌 선발로 출전한 전체 9명 선수들의 몸놀림과 컨디션은 리그 결승전이 처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긴장하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 더없이 좋은 출발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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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적인 부담을 잊고 경기를 지배한 에이스 정영진의 호투


 초반을 잘 막아내고 후반에 승부수를 던지려고 했던 파이어볼러 정영진을 1회부터 조기에 투입한 다원조아는 첫 수비에서 내준 8점의 점수차가 무척이나 크게 다가왔다. 결승전의 심적압박감 속에 일찌감치 마운드를 넘겨받은 정영진이 팀사야이의 타자들을 압도하면서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고는 있었지만 반격의 점수를 생각하는 타자들을 타석에서 성급하게 배트를 내밀었고 팀사야이의 야수들을 자기몫을 십분발휘하면서 좀처럼 추격의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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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유영태 감독은 4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좋은 구위를 가진 상대투수 정영진의 약점을 3이닝 이후에 급격하게 떨어지는 체력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미 4이닝을 던지고 빠른 타이밍에 마운드를 넘겨 받은 상대투수에 대한 은근한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이미 경기 후반부에 상대투수를 지공작전으로 공략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던 팀사야이는 아직 주전선수들을 경기에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유리한 입장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체력이 고갈되면서 구위가 떨어질 것이라고 자신하던 유영태 감독의 생각과는 달리 결승전에 자신의 어깨와 인대를 바치겠다는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던 다원조아 정영진의 호투가 생각보다 길어지자 점점 초조함을 느끼며 쫒기는 쪽은 스코어 8대0 큰 점수차의 리드를 잡고 있던 팀사야이의 벤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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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아나는 점수가 너무도 절실했던 사야이에게 반드시 필요한 1득점과 추격의 신호탄이 될 다원조아의 1득점, 어느쪽이 먼저 균형을 깨고 한 걸음을 내딛느냐가 경기 중반 승부의 중요한 키포인트였다. 4회 추가득점 찬스에서 승부수로 투입된 상승세의 매드수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여운속에 시작된 5회, 다원조아의 선두타자가 날린 1루수쪽의 강습타구를 수비보강을 위해 투입된 1루수 헌터가 알을 까면서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사야이는 급격하게 멘탈이 붕괴된 선발투수 신우순이 홈으로 뛰어들어오는 3루주자를 바라보다가 평정심을 잃고 송구실책까지 범하는 틈을 내보였고 마침내 4점을 따라 붙은 다원조아의 맹렬한 추격전이 전개된다. 기대이상으로 너무나 잘 버텨 준 스타팅멤버에 비해 믿었던 교체멤버들이 자기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극도의 불안감은 전염병처럼 번져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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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태 작가의 자진 등판, 스스로 드라마의 결말을 완성짓다!


 경기초반 투입된 이른바 비주전으로 분류된 팀사야이의 선수들이 평균이하의 제구력을 가진 다원조아의 선발투수를 상대로 심적인 부담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편한 마음가짐으로 결승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반면에 경기중반 승부를 굳히기 위해 투입된 매드수일, 최승연, 유영태를 비롯한 주전으로 분류된 선수들은 방어율과 탈삼진왕을 수상한 리그 최고의 투수인 정영진을 공략해야 하는 부담감은 물론 앞 서 출전한 팀원들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심적인 압박감때문인지 좀처럼 냉정함을 찾지 못한 결승전이였다. 비록 3루주자 김준수가 번개같은 홈스틸로 4이닝 동안이나 목말라 하던 귀중한 한 점을 뽑아냈지만 그 와중에 나온 두 번의 주루사는 가뜩이나 첫 가을야구의 중압감으로 움추려들던 팀사야이 선수들을 코너로 몰아버리기에 충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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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오프 경기를 포함 5시간이 넘는 혈투를 펼치는 과정에서 움직이지 않는 다리와 빠질 것 같은 어깨를 움켜쥐고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던져버리겠다는 다원조아 선수들의 투혼은 스코어 0대8로 패색이 짙던 경기를 어느새 경기를 8대9 한점차까지 따라 붙었다. 오히려 경기초반 생각지도 못한 큰 점수차의 열세가 우승을 욕심내지 않고 심적 부담감을 털어내고 팀을 하나로 만드는데 좋은 약으로 작용했던 것처럼 보였다. 평소에 비해 제구력까지 뒤 따르지 않았던 릴리프 최승연의 난조속에 더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유영태는 스스로 마운드를 넘겨 받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마무리 유영태의 손을 떠난 공이 우중간의 하늘위로 떠올랐고 우익수와 다원의 벤치가 동시에 만세를 부르는 순간 팀사야이는 경기후반 믿을 수 없는 대역전패를 허락하면서 겉잡을 수 없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경기중반부터 안절부절하며 역전패의 악몽을 걱정하며 극도로 날카로운 모습으로 쫒기는 도망자처럼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유영태 작가는 총맞은 사람처럼 더 이상 마운드에서 서있을 힘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우승팀 다원조아 입장에서는 더이상 좋을 수 없는 최종 스코어 10-20의 극적인 대역전의 드라마. 그렇게 팀사야이의 첫번째 가을동화는 우울한 회색빛의 최종회를 맞이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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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에서 결과론과 만약이라는 가정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일전을 앞둔 미팅에서 주전과 비주전이라는 2그룹의 명확한 구분선을 나누고 출발점에 섰기 때문에 팀사야이는 결국 모두가 함께 하는 야구를 추구했음에도 2개의 섞이지 않는 물감처럼 팀이 원하는 색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 아닐까라는 결과론적인 아쉬움은 남게 된다. 만약 베스트멤버 총력전으로 결승전을 시작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어떤 선택이 좋았는지 혹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그들의 첫번째 가을야구의 의미를 단지 자신의 잣대와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상당히 위험하다. 중요한 것은 너무 큰 꿈이 아니였던가 싶은 팀사야이의 동계점퍼에 새겨진 노란별이 어쩌면 조만간 실화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엿 본 결승전임에는 틀림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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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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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등급 30^오^
    • 2017.10.22 09:17
    • 답글

    원에이티 사야이 에디션 미트는 그때 사야이에는 어느팀인가 어느분인가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전달하신 걸로 나오던데 카피오더 내신건가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0.24 08:24
    • 답글

    30^오^님, 같은걸로 하나 더 만드셨겠죠?^^

    • 등급 ^오^
    • 2017.10.24 08:46
    • 답글

    GM수연아빠님, 그럴거같네요.되게 유니크해서..ㅋㅋㅋ

    • 등급 무적전설
    • 2017.10.23 09:27
    • 답글

    팀 사야이 멋진팀이네요~ 준우승 축하드립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0.24 08:25
    • 답글

    무적전설님, 참으로 긍정적이고 팀원 모두가 유쾌한 팀입니다.

    • 등급 최민기
    • 2017.10.23 13:04
    • 답글

    웹툰은 아직 결과가 안나왔는데... 봐버렸네요..ㅎ
    모두가 함께한 결승전에서 준우승 했지만 이날이후 회식자리는 소외되는 사람없이 무용담을 펼칠수 있었겠네요..ㅎ 사야이팀 조만간 우승할꺼 같네요!ㅎ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0.24 08:25
    • 답글

    최민기님, 네...조만간 ㅋ

    • 등급 박규화
    • 2017.10.25 15:02
    • 답글

    ㅇㄷ

    .ㅡ

    • 등급 dandyboy9***
    • 2017.10.26 09:42
    • 답글

    감동입니다. ㅎㅎ

    • 등급 이현석
    • 2017.10.26 12:29
    • 답글

    잘 읽었습니다 ^^

    • 등급 스포티즘
    • 2017.10.27 18:08
    • 답글

    트로피가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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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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