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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Voice] 코시국 2년 차, 야구만 죽어나요 DUGOUTV

dugout*** (dugout***)
2021.11.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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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정규시즌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지금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권 싸움이 진행 중이지만 이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기란 쉽지 않다그칠 줄 모르는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비수도권은 좌석의 30%만 채울 수 있고 수도권은 여전히 무관중 상태다야구장을 가득 채웠던 응원 소리와 함성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가 끝나도록 되찾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언제쯤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지기만 한다코시국 2년 차야구도 이제 회복 단계에 들어서야 할 때다. (10월 7일 작성)

 

에디터 김나현 사진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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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좌석에 건네는 인사

 

지난 10월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는 모든 좌석이 텅 비었음에도 불구하고 밤하늘에 불꽃이 터졌다박정권의 은퇴식이 있었기 때문이다박정권은 빈 좌석을 향해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건네야 했다다음 날인 3일도 마찬가지였다. SSG 랜더스 선수들과 상대 팀이었던 KT 위즈 선수들만 모인 자리에서 채병용 역시 은퇴식을 치렀다이미 두 선수는 2019년에 은퇴해 타격 코치와 전력분석원으로 제2의 길을 걷는 중이다코로나19로 인해 1년이 넘게 은퇴식을 미뤘지만결국 적막 속에서 진행하게 된 것이다본인을 응원해준 이들과 마무리를 함께하지 못했다는 건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팬들은 선수의 마지막 가는 길에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지 못했다.

 

다른 구단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LG 트윈스 박용택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이미 해설위원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공식적인 은퇴식을 진행하지 못했다기존에 LG는 8월 말과 9월 초 사이에 그의 은퇴식을 치를 예정이었다하지만 7월 초부터 확진자가 급증해 수도권 경기가 무관중으로 전환되면서 일정이 무기한 연장되고 말았다.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파괴됐다그래도 불행 중 다행은 백신 접종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 중에 있다는 점이다하지만 야구는 아직도 원상태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수도권 야구장은 여전히 적막만이 흐르고비수도권에서도 예전과 같은 열기를 찾아보기 힘들다경기장을 가득 채웠던 함성과 박수직관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치맥 역시 옛날 일처럼 아득하다.

 

팬이 없는 야구장은 선수들에게도 반갑지 않다실제로 많은 선수가 관중이 없는 경기는 집중하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팬들이 응원하고 환호할 때 선수들은 힘을 얻는다특히 호수비나 홈런 등 멋진 플레이를 했을 때 함성이 없다면 공허함이 클 수밖에 없다선수들이 인터뷰 끝에 항상 얼른 코로나19가 종식돼서 직접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2년이 다 돼가고 있다.

 

#야구장만 언제까지?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모든 야구장은 야외 시설이지만어렵사리 입장이 허용된다고 해도 나란히 앉지 못할뿐더러 좌석에서 음식도 먹을 수 없다반면 실내 시설인 식당이나 카페는 사람들로 붐비고매일 출퇴근 시간 지하철은 발 디딜 틈이 없다심지어 공연장이나 영화관도 관객 수를 제한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구장에서는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고육성 응원도 금지한다그런데도 야구가 주 6일 TV로 송출된다는 이유로 제한이 완화되지 않는다과하게 규제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단순히 선수와 팬의 아쉬움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야구단 운영 적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끝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구장 내 매점은 전체 좌석의 30% 이상 입장이 허용돼야 겨우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이다하지만 수도권의 관중 입장 허용 범위는 시즌 초 10%를 유지하다가 현재는 그마저도 어려운 상태다물론 비수도권도 크게 나은 사정은 아니다오히려 매장을 열지 않는 편이 이득이라는 곳도 많다.

 

지난 7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하지만 소극적인 손실보상으로 확정되면서 일부 업체는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됐다아예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전면적 집합금지나 영업시간 제한이 이뤄진 것이 아닌 야구장의 소상공인도 이에 포함된 것이다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지만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은 아직도 마련되지 않았다.

 

지난해는 야구단을 운영하는 몇몇 기업이 대출을 받아 운영비를 충당했다는 기사가 보도돼 충격을 샀다구단 운영 비용은 대부분 입장 수입과 구장 내 광고로 이뤄진다입장 수입이 줄어든 것은 당연하고코로나19라는 변수 때문에 광고판도 채우기 어려운 현실이다.

 

#몰아치는 일정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과 함께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로 후반기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KBO는 144게임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 연장전을 폐지하고 더블헤더 일정을 늘렸다선수들의 피로감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형평성 문제도 지나칠 수 없다아직 그 어떤 팀도 순위가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힘든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팀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9월 3, 12, 15, 24일 그리고 10월 1일까지 5주 연속 더블헤더를 치렀다게다가 10월 7일에는 두산 베어스와 서스펜디드 경기 일정이 있고 17일에는 SSG와 또 한 번의 더블헤더가 추가됐다. 7주 연속 추가 경기를 펼쳐야 하는 셈이다. 9월 29일 우천으로 취소됐던 LG와의 만남은 10월 25일 재편성됐다사직야구장에서 3연전을 치르고 그 한 게임을 위해 서울 잠실야구장까지 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향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이로 인해 LG도 10월 말 9연전을 뛰어야 할 상황이다. 19일부터 25일까지 더블헤더가 포함된 빼곡한 일정을 소화한 뒤 휴식일 없이 대전과 부산에서 5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KIA 타이거즈도 만만치 않다. 1일부터 10일까지 10게임이 있고, 30일까지도 스케줄이 빡빡하게 차 있다더블헤더도 6번으로 롯데와 함께 가장 많이 편성돼 있다.

 

늘어나는 무승부도 논란이다후반기의 잦은 무승부는 순위 싸움에도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재미도 반감시키고 있다. 9이닝을 마치면 게임이 끝나는 게 정해진 상황이기에 대부분 총력전을 펼친다연장전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나 간절함은 올해 더는 볼 수 없게 된 것이다게다가 무승부로 끝난 게임에선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주목받기 어렵다이닝을 많이 소화한 선발 투수적시타를 때린 타자점수를 지켜낸 마무리 투수 등이 전하는 감흥이 반감되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메이저리그는 무승부 종료가 아닌 승부치기를 펼치고 있다.

 

#야구 회복하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구단들은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관중석은 텅 비었지만응원단장들은 최선을 다해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KT는 제페토(ZEPETO, 네이버 제트가 운영하는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에 메타버스(Metaverse, 확장 가상 세계) ‘수원KT위즈파크를 오픈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삼성 라이온즈는 선수와 팬이 직접 접촉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드라이브스루 사인회로 풀었다그 외 다른 구단들도 언택트 관람이나 비대면 팬 미팅 등 여러 가지 이벤트를 펼쳤다.

 

하지만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전국 백신 접종 완료율이 50%를 넘었고정부도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하면서 위중증 환자관리에 집중하는 새로운 방역체계)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2차 접종을 마친 접종 완료자에 한해 경기장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게다가 이제는 곧 포스트시즌이 다가온다그 어느 때보다 현장감을 느끼고 싶은 이가 많을 것이다메이저리그의 입장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의 2/3 수준까지 회복했다특히 텍사스 레인저스는 시즌 개막일부터 만원 관중을 맞이했고다른 구단들도 점차 입장 허용 비율을 높여갔다. KBO리그도 서서히 정상 관람을 향해 달리기 시작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KBO리그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기엔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믿음직스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전반기 막바지의 방역수칙 위반 사건은 야구팬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큰 실망을 안겼다팬들의 성숙한 야구 문화와 함께 구단과 KBO가 합심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야구장은 단순히 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공간으로써의 기능만을 하지 않는다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께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기도 하고연인들의 가벼운 데이트 코스로도 적격이다야외 노래방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인파가 하나 돼 즐길 수 있는 오락 공간의 역할도 한다맘껏 소리 지르며 속 시원하게 응원하는 문화를 되찾아야 할 때다내년에는 팬들과 함께하는 시끌벅적한 시즌을 맞이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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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2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7호(1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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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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