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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Inside The Park] 트위터리안 쌍딸 DUGOUTV

dugout*** (dugout***)
2021.09.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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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안 끝나는 야구 환장 라이프

 

인터뷰 당일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어느 팀을 응원하냐 묻더니두산 베어스를 좋아한다는 에디터에게 승리를 위하여를 불러준 유쾌한 인터뷰이가 있다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독보적인 해학으로 점철된 그의 닉네임은 쌍딸’. 야구를 보며 답답해진 마음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수많은 트위터 야구팬에게 사랑받았고이제는 에세이까지 출판하는 경지에 다다랐다. ‘죽어야 끝나는 야구 환장 라이프라는 책 제목과는 달리 죽어서도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그의 희로애락 야구 인생을 들여다보자.

 

Photo Ssangddal, Samnpakers, Samsung Lions Editor Yoonjeong 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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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할 수도 있을 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한번 해볼까요? (7월 29일 인터뷰)

안녕하세요야구 보는 일반인, ‘야반인’ 쌍딸입니다이것보다 저를 더 잘 소개할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을 접해본 경험이 있나요?

알죠선수들 사진 작살나게 잘 찍어주잖아요야구할 때랑 다르게 작살나던데요멋있더라고요특히 구자욱이 많이 나와서 종종 봤어요근데 돈 주고 사서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하하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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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거듭하는 인생

 

삼성 라이온즈의 반등을 축하합니다요즘은 전보다 야구를 편히 보나요?

확실히 그렇죠제가 작년까지는 위염 때문에 병원에 자주 갔어요근데 요즘엔 덜 가게 되더라고요한번은 의사 선생님께 물었어요혹시 야구 볼 때 스트레스받는 것도 영향이 있냐고요그렇게 물으니 실제로도 그런 스트레스가 신체적정신적으로 영향을 주니까 질 것 같으면 되도록 끄라고 하시더라고요그래서 지면 끄겠다고 약속했죠근데 그게 안 됩니다.

 

잘하는 팀의 팬일 때와 못하는 팀의 팬일 때 느껴지는 야구의 재미가 다르던가요?

옛날엔 삼성이 야구를 못하게 될 거라는 상상을 한번도 안 해봤거든요솔직히 제가 봐도 재수 없었다는 느낌이 있어요그래서 지금 업보를 맞는 거로 여기고 있습니다원래는 이기고 있으면 이기고 있네’ 하고 지고 있으면 에이질 수도 있지’ 이 정도 마음이었거든요근데 못하게 된 뒤부터는 도대체 어떻게 하길래 패배라는 것을 이렇게 자주 봐야 하는 걸까?’ 하면서 매 경기 집착하게 됐죠.

 

초등학교 때쯤 야구장에 처음 가봤을 땐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했어요본격적으로 야구팬이 된 시기와 계기가 궁금해요.

학창 시절에는 삼성이 야구를 너무 잘해서 야구를 같이 좋아하는 친구가 많았어요야구를 아이돌 좋아하듯이 좋아했죠제가 대구 사람이라 일상이 늘 친구들이랑 시민구장 가는 거였어요. “야자 째고 시민구장 고?”라고 하면 우르르 가는 거거든요그때까지만 해도 야구가 제 인생에서 3할도 차지하지 않았어요근데 본격적으로 매 경기를 챙겨 보면서 이렇게까지 돼 버린 건 ‘99688’ 때부터죠. 2015시즌 통합우승을 못 한 것까진 괜찮았어요오케이한국시리즈 질 수도 있지근데 왜 그다음 해에 9등을 찍냐이 말입니다인간에게 호기심이란 게 있잖아요도대체 갑자기 왜 이러는지 호기심을 해소해보고자 이렇게까지 야구를 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이 팀이 바닥을 찍고 나서 그 추진력으로 올라가는 걸 보고야 말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그럼 올 시즌은 기대가 크겠어요.) 아닌 척하고 있지만 작살나게 하고 있습니다. “이거 가을에 덜덜 떨면서 야구 보겠는데미리 홍삼 잘 챙겨 먹고 겨울에 추울 때쯤 불 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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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덕질 입문을 추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야구는 덕질이 아니라 실수라고 답했잖아요야구팬이 실수를 거듭하게 만드는 야구만의 매력은 뭘까요?

야구에서 느끼는 극단적인 감정들을 다른 데서 찾을 수가 없어요생각해보십시오삼성이랑 두산이랑 경기하는데 풀카운트 2사 만루에 점수는 12:12입니다이거 어떡하실 거예요그 기분을 도대체 어디서 느껴봅니까직장에서 상사가 저를 마구마구 쪼아댄다고 해서 제가 거실 바닥에서 앞구르기를 하진 않잖아요근데 야구는 그 순간이 되면 진짜 죽고 싶거든요제가 항상 하는 말인데그럴 땐 고도의 집중력으로 팀과 자신의 자아를 일치하게 됩니다이게 지면 나도 죽고이기면 오늘 행복한 거예요근데 그 행복이 영원히 갈 것만 같은 거죠마찬가지로 야구가 졌을 때의 기분을 회복시킬 수 있는 것도 이겼을 때밖에 없어요그래서 결국은 계속 보게 되는 겁니다계속끊임없이영원히.

 

죽을 때까지 야구를 보고 나서 저승에도 TV가 있으면 또 볼 거라고 했어요.

(하하궁금하잖아요호기심이 사람을 죽인다는 말 들어보셨죠저승에 가서 한 번 더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만약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난다면 첫 마디가 지금 삼성 야구 지고 있나요이기고 있나요?” 이걸 거예요.

 

야구에 입문하고자 하는 야알못’ 친구에게 반드시 충고하거나 당부해줄 말이 있을까요?

일단은 야구를 보는 건 실수입니다사람이 실수를 안 저지르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습니까근데 이미 실수를 해버렸다면 화끈하게 해라물을 한번 엎질렀으면 수습하려고 하지 말고 아예 바닥에다가 물을 부어버려라그리고 웬만하면 건강 챙겨가며 봐라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야구팬으로서 이때만큼은 야구팬이라 행복하다’ 싶을 때가 있나요?

올림픽이나 WBC(World Baseball Classic) 같은 국제대회를 볼 때 그 경기를 다 이해할 수 있다는 거요야구팬은 경기하는 과정에서 그 미묘한 흐름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단순히 룰만 알고 있을 때와 게임 자체를 사랑하고 이해할 때의 경기 이해도에 차이가 있다고 봐요또 하나는야구에서 영광스러운 순간을 직접 보고 있을 때요그 순간들이 실시간으로 내 인생에 새겨질 때 야구팬이라서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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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간다면 야구 말고 다른 취미를 선택할 건가요?

아뇨저는 정신 차려보니까 야구팬이었거든요내가 밥숟가락을 언제부터 직접 떠서 입에 넣기 시작했는지 기억나지 않잖아요정신 차려보니 밥을 먹으면서 나 밥 먹을 수 있네!’ 하는 것처럼 정신 차려보니까 나 야구 보네?’ 이렇게 된 거거든요애초에 대구 사람이다 보니까 어릴 때부터 집안사람들이 삼성 팬이었어요명절에 친척 집에 가면 스포츠 채널이 항상 틀어져 있었어요삼촌께서 여기서 병살이 와 나오노?”, “여서 이승엽이 하나 해 줘야 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 들으며 자라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야구에 익숙해졌어요.

 

야구팬으로서 꼭 이뤄보고 싶은 로망이나 환상이 있는지 궁금해요.

솔직히 이렇게 말하면 기만하는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야구팬이 4년 연속 통합우승 봤으면 다 본 거 아닙니까근데 하나만 더 바란다면…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지어진 후로 한 번도 가을야구를 못 했습니다경기장이 그렇게 때깔 나는데 말이에요여기서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거 직관 한 번만 해 보면 그땐 정말 다 이뤘을 겁니다(기대를 작살나게’ 하는 이유가 있군요.) 설레발은 쥐약이라 그랬습니다아유야구 모르는 거고 저도 아직 야구 잘 모르겠습니다이번 시즌도 알 수 없는 겁니다경솔하지 않겠습니다!

 

직장과 야구야구팬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건 어떤 걸까요?

때에 따라 다릅니다오늘 경기 레전드인데 야근한다고 하면 그냥 직장에 불 지르고 도망가고 싶거든요. ‘이게 뭐길래 내가 야구를 못 보고 있지?’ 싶죠근데 작년에 벤 라이블리가 헬멧 쓰고 타석에 나온 날이 있거든요절체절명의 순간에요전 그때 회사에서 돼지갈비를 먹으러 갔을 때였어요. ‘다행이다직장이 날 살렸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어차피 야구 경기 안 볼 수 없고 돈 벌러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다만 그 스트레스의 경중은 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거하지만 스트레스는 항상 받고 있다는 게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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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야구팬 최고 아웃풋

 

2만 명이 훌쩍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트위터 야구계의 인플루언서예요트위터 계정을 키운 과정이 궁금합니다.

2010년쯤에는 트위터가 지금과는 달리 일반적인 SNS 느낌에 가까웠어요그때 케이팝 팬인 친구들이랑 하던 계정이 있었는데문제는 제가 6시 반만 되면 야구 얘기를 하니까 시끄럽잖아요트위터가 마냥 개인 공간이 아니고 제가 뭔가를 올리면 다른 사람한테 뜨는 시스템이니까요어느 순간부터 나가야겠다민폐다’ 싶었죠이미 실컷 시끄럽게 해놓고요하하그래서 원래 만들어둔 빈 계정에 들어가서 야구 얘기를 혼자 시작한 거예요그러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하기 시작한 거죠의도한 바는 아니었어요.

 

이렇게 팔로워가 많아진 건 어떻게 된 거예요?

저도 그걸 모르겠어요근데 야구장에 가면 똑같은 팬이어도 유독 시끄럽게 보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처음에 팔로워가 붙기 시작한 것도 저 사람 야구 웃기게 본다’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지방 사람이라 표현이 특이해서 그런 걸 수도 있고요.

 

책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출판 제의를 받은 시점부터 책이 출판됐을 때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요.

작년 가을 넘어갈 때쯤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았어요포스타입 글을 재밌게 봤다면서 야구 에세이를 써 보자고 하셨죠근데 에세이라고 하면 보통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 않습니까스포츠를 통해서 삶을 발견하고 청춘들을 위로하는 그런 거저는 못 쓸 거 같은 거예요그런 쪽으로 간다면 반려해야 할 것 같고다만 제 괴이한 감성을 맞춰줄 수 있으면 함께해보고 싶다고 했어요어릴 적 첫 꿈이 개그맨이었고 그다음 꿈은 작가였거든요책을 내 보는 것도 인생에서 한 번쯤 해볼 만한 일이겠다 싶어서 수락하고 목차 구성에 들어갔어요처음에 응원가를 주제로 샘플 원고를 써서 드리고 본격적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어요주신 기간은 꽤 길었는데 사실 길었다고 체감이 안 돼요왜냐면 거의 원고 마감 직전에 다 두들긴 거기 때문에. (하하사람 채찍질하는 건 기한이더라고요기한 막바지에 주루하는 박해민처럼 썼어요. 2루 돌아 3루 돌아 홈으로 가는 박해민처럼 썼다고 보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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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야구팬 중 최고 아웃풋이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동의하나요?

아뇨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저는 평범한 야구팬야반인이고요라이온즈파크에 가면 저 같은 사람만 만 명 앉아 있습니다예를 들어 중요한 상황인데 실점각이 날카롭게 잡혀 있다고 해봐요그럼 옆에 있던 미취학 아동의 자애롭게 생기신 어머니께서 에이~됐다” 이러고 갑자기 나가세요그러고 나서 9회에 누가 봐도 질 것 같으면 됐다가자” 하면서 우르르 다 나가거든요그런 만 명 중에 저도 한 명 껴 있는 거예요다만 제가 그걸 시끄럽게 많이 쓴다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봐주시는데사실 아니거든요왜 팔로워가 많은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표현이 다소 거칠고 직설적인데야구장에 가거나 실제로 대화할 때도 이런 화법을 구사하는 편인가요?

아까 전화하셨을 때 처음에 실제로도 말투가 똑같으시네요?”라고 하셨잖아요평소 말투랑 똑같습니다(주변 사람들이 되게 재미있게 보겠어요.) 제 주변에도 다 이런 인간뿐입니다끼리끼리라고 하죠.

 

글 쓸 때 나오는 해학적인 비유 표현이 아주 화려해요국어 전공이라고 들었는데표현이 능수능란한 건 그 영향인 걸까요?

저는 그냥 웃긴 걸 좋아해요넷플릭스에서도 해학적인 시트콤이나 코미디를 좋아하고요꿈이 개그맨이었던 것도 제가 말했을 때 누가 웃는 게 너무 좋아서였어요미용실에 갈 때도 혼자 미션을 걸고 들어가요. ‘오늘 디자이너 선생님 세 번 웃긴다’ 하고요언어유희로 웃기는 게 제 낙이에요사실 제 전공에 저 같은 사람은 잘 없거든요항상 별종 취급을 받았어요전공의 영향보다는 제가 웃긴 걸 좋아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글 마무리에 쓰는 파이팅 넘치는 아좌좌!”는 본인만의 시그니처 문구인가요?

제가 진짜 개그맨은 아니니까 따로 미는 건 아니고말버릇 중의 하나예요실제 말버릇 중에 하나파이팅!” 하는 게 있어요친구들이랑 있으면서 분위기가 처질 때 제가 갑자기 하나!” 하면 친구들이 파이팅!” 이렇게 해줘요그다음에 아좌좌!”라고 하거든요누군가를 응원할 때 무조건 힘을 내라고 하기엔 좀 그럴 수도 있어요왜냐면 이 사람이 무거워서 힘을 내리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그렇다고 해서 힘 내려!”라고 하기에는 본인이 견뎌보고 싶을 수도 있는 거거든요그래서 아무렴 상관없고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데 앞길이 창창하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아좌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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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딸야구를 말하다

 

근래 KBO리그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실망스러운 사건이 잦았어요팬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보나요?

진지하게 야구 그만 보고 싶었습니다리그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만연한 거라면 내가 이 사람들한테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게 맞나 싶었거든요야구팬이기 이전에 국민으로서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심각하게 힘들어하고 있잖아요전 국민이 방역수칙을 다 지켜가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즐기고 싶은 것도 즐기지 못하면서 살아요야구장만 가 봐도 알지 않습니까가족끼리 와도 떨어져 앉고 취식도 못 하고요취식이 안 되니 야구장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경제난을 겪죠관중은 노래도 못 부르고응원단은 그 더운데 마스크 쓰고 응원하고요근데 현장에서 일하는 선수가 방역수칙을 왜 지키지 않습니까스포츠라는 게 보는 사람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 아닙니까저는 이번 일이 그들을 배반한 행위라고 봅니다실망이 컸어요더구나 이런 사건이 안 나오고 넘어가는 해가 없거든요직업적인 윤리의식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이 많은 게 기분이 좋다고 책에 언급했는데야구가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야구가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삼성이 팬서비스 안 좋기로 유명한 구단이었거든요근데 유튜브 채널을 만든다든지 팬이 경기 외적으로 볼 만한 것들을 내놓기 시작했을 때 놀랐어요. ‘시대가 바뀌긴 바뀌었구나’ 싶었죠야구라는 것이 당장 내일의 순위도 보장할 수 없는 스포츠고우승 주기도 얼마나 길지 모르잖아요오랫동안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팬들은 당연히 피로해지고 흥미를 잃을 수 있거든요그런 상황에서 구단이 팬과의 의리를 다져줄 수 있는 것들, ‘우리 한 팀 아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물론 일단은 리그의 전반적인 이미지부터 개선해야 하는 것도 맞고요야구 본다고 하면 야구는 즐기는 레저 스포츠인데 왜 보냐고 하거든요야구 보는 사람들이 재밌으니 같이 보자고 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새로운 팬을 한 명씩이라도 끌고 오죠리그 중단이 안 됐다고 치더라도 지금은 야구 모르는 친구를 못 데려가요. “그 코로나19 시국에 방역수칙 안 지키고 모여서 술 먹다가 확진자 나와서 리그 중단된 스포츠 보러 가자고 말하는 거야?” 이러면 제가 뭐라고 대답하겠습니까.

 

팬서비스나 학교폭력 이력 등 실력 외적인 부분도 야구선수를 평가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보나요?

팬서비스는 선수 개인적인 성향 문제가 큽니다다만 윤리적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당연히 평가 지표가 되겠죠프로 스포츠는 팬 사랑 없이 돌아가지 않거든요생각해보십시오아무리 연봉 몇억씩 받고 야구를 한다 해도 관중석에 아무도 없다면 선수가 야구를 왜 합니까집에 가서 마구마구나 하면 되죠사랑받는 만큼 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그 사람들의 일입니다더구나 선수를 영웅처럼 여기는 어린 팬도 있는데 영웅다운 모습을 보여줘야죠원래 남 괴롭게 한 범죄자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런 사람들은 양심적으로 이런 직업을 고르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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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해 적은 챕터가 있었어요프랜차이즈 스타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뭔가요?

소속팀 팬한테 받은 지지죠꾸준한 실력팬과 쌓은 정그리고 못할 때도 응원해줄 만한 인품까지도 갖춰야 합니다미우나 고우나 응원을 보내겠다는 팬이 많으면 그 선수가 프랜차이즈 스타가 된다고 보거든요(지금 두산 팬들은 프랜차이즈의 존재를 부러워하고 있어요.) 그래도 거긴 야구 잘하지 않습니까. (하하(올 시즌 전반기만 보면 아직이니까요.) 아유이래놓고 내년쯤 되면 또 올라간다제가 살면서 안 믿는 말이 두 가지 있거든요첫 번째는 세뱃돈 받았을 때 엄마가 하는 나중에 줄게랑 두 번째는 두산 팬들이 하는 두산 망했다” 절대 안 믿습니다.

 

난타전과 투수전더 재미있게 보는 건 어떤 경기인가요?

둘 다 죽고 싶습니다난타전이랑 투수전은 그 경기장 밖에 있는 사람이나 재밌게 보는 거예요그 사람들은 저기 13:13이래”, “저기 9회 말인데 아직도 0:0이란다” 하죠근데 안에 있는 사람은 죽고 싶습니다특히 난타전 같은 경우는 10점대 넘어가고 연장 가면 집에 못 가거든요대공원역 지하철 막차가 끊긴단 말입니다(그런데 또 그 타이밍에는 집에 안 가죠.) 경제적인 논리에서 보면 그때 나가는 게 맞거든요재미없는 영화를 보러 가도 오프닝만 보고 나오는 게 남은 시간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지 않습니까그런데 사람들이 돈 아깝다고 못 나오잖아요야구장에서 난타전 할 때도 똑같다 이겁니다지금 나가는 게 무조건 이득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이 경기의 끝을 보고야 말겠다!’ 하는 거거든요반면 투수전은 솔직히 투수가 잘 던진 거라 어쩔 수 없어요경기도 빨리 끝나서 덜 피곤해요그런 면에서는 난타전이 보기에 좀 더 힘들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야구팬으로서 KBO리그 혹은 구단이나 선수들에게 특별히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자면우스운 스포츠 보는 우스운 사람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그냥 스포츠 팬이 되고 싶어요이번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엔트리도 말 많지 않았습니까대체 어떻게 하면 리그를 시청하는 팬들한테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을 얻어낼 수 있냐는 겁니다물론 처음 엔트리가 공개됐을 땐 별개예요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어렵겠지만 메달 따 보자할 수 있다라는 반응이었어요그런데 이제 의구심이 드는 거죠엔트리를 구성할 때 베테랑 위주로 갈 건지성적이 좋은 신인 위주로 갈 건지 일관적인 기조가 있다면 그대로 응원할 텐데 그게 아니니까요이 정도면 EBS ‘보니하니에서 쓰는 돌림판으로 아무거나 찍은 거거든요그리고 또 지금처럼 리그 전반적인 문제가 터진 시점에서 야구란 스포츠를 응원하는 자체가 가능하냐는 거예요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야구 국가대표를 보는 팬의 시선이 상당히 차갑잖아요이건 리그 잘못이죠과연 선수들은 이 문제를 모를까 싶기도 하고요그러면서도 저는 또 올림픽 보며 파이팅 외치고 있는 거고.

 

<더그아웃 매거진공식 질문이에요쌍딸에게 야구란?

야구는 질병이다근데 야구 안 보고 오래 살 거면 뭐 하러 오래 사노야구 보고 그냥 빨리 죽지이런 마음입니다야구 없으면 재미없는데 오래 살아서 뭐 하노(‘죽어야 끝나는 야구 환장 라이프라는 책 제목도 직접 지은 건가요?) 책 제목은 출판사 분들과 협의해서 나온 제목이에요처음 가제는 야구 하차합니다였어요하차해야 하는데 못 내리고 종점까지 간다는 거죠다만 출판사에서 독자 타깃을 2030 세대로 정했더라고요그래서 이 책의 콘셉트를 명쾌하게 할 수 있을 만한 제목을 다시 지은 게 그거였던 거죠.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같은 야구팬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고이미 실수를 해버린 거 어쩌겠습니까그냥 즐겨야 합니다물론 건강은 챙기시고요대한민국 모든 구장에 평화가 깃들길 바랍니다.

 

***

숱한 부작용으로 우리의 몸과 정신을 갉아먹는데도 쉽사리 끊을 수 없는 이것마약도 담배도 아닌바로 야구다오늘 경기마저도 처참히 패한다면 순위는 한 계단 더 떨어진다그러나 오늘도 우리의 손은 변함없이 리모컨으로 향하고 있다우리는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땐 그럴 수 없는 불쌍한 야구팬이다.

 

벗어날 수 없는 야구의 늪하지만 기왕 빠진 거늪에서 물장구치고 얼굴에 머드팩 하며 즐기자는 게 죽어야 끝나는 야구 환장 라이프를 살아가는 쌍딸의 마음가짐이다독보적인 언중유골의 해학으로 무장한 그의 트윗 덕분에 야구팬들은 오늘도 야구가 주는 희로애락을 한층 더 유쾌하게 즐긴다아무쪼록 후반기 KBO리그도쌍딸과 우리 모두의 야구 인생도 전부 파이팅이다아좌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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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25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5호(9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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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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