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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Universe] 원광대학교 DUGOUTV

dugout*** (dugout***)
2021.03.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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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 그래서 원광대다


 

아마야구 선수들에게 가장 불안한 시기는 언제일까. 동료가 프로에 입단하고 나는 갈 곳을 잃었을 때가 아닐까. 고졸 선수 중 일부는 프로에 가고 일부는 대학야구를 시작한다. 하지만 대학 야구부에 들어가서도 프로에 입단할 수 있을지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그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매일 쉼 없이 훈련하고 경쟁하는 선수들, 하지만 정말 그것이 전부일까.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한 롯데 자이언츠 출신 원광대학교 야구부 손동일 감독은 자신 있게 말한다. 프로에 입단하는 것이 네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대학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훈련에만 매진하는 곳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곳이라고. 그래서일까. 원광대를 방문한 스카우트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원광대는 다르다고,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대학 야구부는 처음 본다고. 지금부터 도대체 그들이 어떻게 다른 건지 파헤쳐 보고자 한다.

 

에디터 송서미 사진 한국대학야구연맹(KUBF), 하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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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공간, 자유로운 학교

 

전라북도 최초의 대학 야구부인 원광대는 늘 꾸준한 성적을 자랑했다. 가장 최근에는 2020년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8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우승, 2017년 전국대학야구대회 우승과 전국체육대회 은메달을 따며 그 능력을 입증했다. 대표 선수로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조진호, 롯데 조성환, KIA 타이거즈 김민식 등이 있다. 프로 선수 배출 역시 꾸준하게 이어져 왔는데, 그 비결에 관해 묻자 원광대 손동일 감독은 자율성이라는 의외의 답을 했다. 선수들에게 훈련의 자율성을 준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다르다, 그래서 원광대다라는 말은 원광대 야구부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원광대는 2년제 대학 출신 선수들의 편입을 적극적으로 받아준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 올해 17명이 원광대에 편입했다. 이렇듯 모두에게 열린 공간과 그 속의 자유로움은 원광대만의 자랑이다. 특히 원광대는 영화 클래식촬영지이기도 할 만큼 아름다운 캠퍼스를 자랑하는데, 그 한가운데에 야구장인 대운동장이 있다. 그곳에서는 자유롭게 연습을 하는 원광대 야구부 선수들을 볼 수 있고, 가끔 KIA가 방문해 연습경기를 치러 익산의 야구팬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명소다.

 

#우리는 팀이다

 

손동일 감독에게 눈에 띄는 선수 몇 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원광대는 팀으로 움직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두 명의 선수가 만들어낸 성과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부득이하게 포지션별로 선수를 택해서 발전 가능성을 살펴봤다. 팀이 하나가 되길 바라는 손 감독의 마음이 오해받지 않도록, 이번 스카우팅 리포트에 기재된 선수들에게는 자부심이 되고 그 외의 선수들에게는 한 번 더 힘을 낼 수 있는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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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출생 1998.06.17 신체조건 176cm/87kg 출신학교 천안북중-장안고 포지션 투수 투타 좌투좌타

 

2020년 성적

평균자책점

WHIP

경기

이닝

사사구

탈삼진

1.07

0.86

9

4

1

41.2

16

36

 

스카우팅 리포트

2020년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주전으로 뛰며 두각을 나타낸 팀의 에이스다. 특히 운영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다. 다만 볼 스피드가 아쉽다. 스피드를 3~4km/h 정도 더 올릴 수 있다면 안정적인 프로 지명이 예상된다. 컨디션에 상관없이 130km/h대 후반의 스피드만 유지된다면 발전 가능성이 뛰어난 선수다.

 

조민석.jpg

 

 

조민석

출생 1998.12.21 신체조건 182cm/77kg 출신학교 부천중-부천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좌타

 

2020년 성적

평균자책점

WHIP

경기

이닝

사사구

탈삼진

1.41

0.88

10

2

0

31.2

6

30

 

스카우팅 리포트

2020년 재능대에서 원광대로 편입했다. 체인지업 영상이 공개되며 전성기 시절 윤석민이 보인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생김새도 닮았다는 후문이다. 대학 야구에서는 체인지업으로 이미 선두권에 들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아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선수다. 볼 스피드가 아쉽지만, 변화구나 컨트롤, 경기 운영, 배짱 등은 이미 탄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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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원

출생 1999.03.10 신체조건 181cm/85kg 출신학교 온양중-공주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우타

 

2020년 성적

경기

타율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19

.303

66

20

1

13

15

.434

.439

.873

 

스카우팅 리포트

2020년 동강대에서 원광대로 편입했다. 2017년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홈런상을 받았다. 원광대에서 유격수로 뛰며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 수비가 탄탄하고 타격감도 훌륭하다. 다만 유연성이 조금 아쉽다. 응용 플레이를 할 때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고, 순간적인 변화가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 정교함과 유연성이 앞으로의 과제다.

 

정영웅.jpg

 

 

정영웅

출생 1999.12.25 신체조건 175cm/80kg 출신학교 무등중-광주제일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좌투좌타

 

2020년 성적

경기

타율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13

.414

29

12

0

7

11

.455

.586

1.041

 

스카우팅 리포트

2020년 동강대에서 원광대로 편입했다. 2020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 5경기 타율 0.455-10안타-7타점을 기록하며 타점상을 수상했다. 체격이 작은 편이지만, 그만큼 발이 빠르고 외야 수비가 폭넓다. 빠른 발을 이용한 주자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타격에서는 파워보다는 정교함이 앞선다. 올해 1번 타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위호연.jpg

 

 

위호연

출생 1999.12.25 신체조건 177cm/95kg 출신학교 청주중-청주고 포지션 포수 투타 우투우타

 

2020년 성적

경기

타율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11

.286

7

2

1

2

3

.375

.857

1.232

 

스카우팅 리포트

2020년 재능대에서 원광대로 편입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3루수에서 포수로 전향했다. 포수로서의 경험이 적지만, 그에 비해 실력이 우수하다. 정상급 선수로 올라서려면 블로킹 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경기 운영 면에서는 기술적 리드도 필요하지만, 선수들 간 신뢰도가 중요한데 그 부분이 뛰어나다. 고참 투수를 컨트롤하는 운영 능력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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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일 감독과 일문일답

 

원광대의 야구를 어떻게 보는가? (28일 인터뷰)

원광대의 야구는 자유롭다. 선수들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는 게 원광대의 가장 큰 자랑이다. 자율성 속에 책임감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훈련은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되, 결과에 책임이 따르는 분위기가 있다. 어제도 스카우트가 7명 정도 왔는데,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대학 야구팀을 본 적이 없다고. 원광대는 다르다고. 구단 차량과 유니폼에 모두 다르다, 그래서 원광대다라고 쓰여 있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인데, 선수 스스로가 원광대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있다면?

선수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경기 능력에 대한 파악은 코치의 역할이고, 감독은 선수의 성향을 파악해서 선수마다 색을 입혀줘야 한다. 선수 한 명 한 명의 색깔을 존중하면서 전체 팀의 색을 맞춰가야 한다. 대학은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가이드 역할을 하는 곳이다. 고등학교 때는 지도자가 일일이 선수들을 가르쳤다면 대학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안내하는 곳이다. 선택은 선수들의 몫이다. 감독으로서 그 선택의 옳고 그름에 도움을 줄 뿐이다. , 선수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도 감독의 몫이다. 김준한 감독님 밑에서 12년간 코치를 했다. 믿음을 가장 많이 배우고 느꼈다. 선수든 코치든 감독의 믿음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야구란 무엇이다라고 설명해줘야 한다면 어떻게 이야기해 줄 것인가?

그저 삶의 일부분이라고 이야기해줄 것이다. 이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지양한다. 그저 인생의 한길, 야구라는 길을 선택해서 온 것일 뿐이다. 앞으로 무수히 많은 길이 있다. 야구를 관두고도 얼마든지 그 많은 길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갈 수 있으니 오해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또 다른 길을 선택해서 성공하려면 지금 주어진 길에서도 성실해야 한다. 성실은 어떤 분야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먼저 지금 있는 곳에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원광대의 자유로운 훈련 방식이 궁금하다.

코치와 감독 모두 일일이 지시하기보다는 선수 스스로 훈련하는 시스템이다. 자율성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선수들을 전적으로 믿고 맡겨도 워낙 착실한 선수들이어서 성적이 잘 나온다. (웃음) 원광대 출신의 삼성 라이온즈 강한울과 KIA 김민식은 고등학교 때도 참 잘하는 선수였다. 여러 가지 이유로 서울에 있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원광대에 입학했는데, 졸업할 때는 다시 태어나도 원광대에 다닐 거라고 하더라. 지도자로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꼈다. 그만큼 선수들이 만족하고 졸업하는 학교다.

 

코칭스태프.jpg

 

 

선수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는 편인가?

사소한 농담이라도 선수들에게 말을 한 번이라도 더 건네려고 한다. 아픈 곳은 없는지, 여자친구는 있는지 등의 작은 관심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 코치, 감독, 선수 간 소통이 자유로운 것이 큰 장점이다. 작년에만 12, 올해 17명이 편입했는데 다들 놀란다. 분위기가 너무 좋고 자율성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 선수 개개인보다는 팀이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여서 어느 한 명 소외되지 않고 훈련할 수 있다.

 

선수들을 위한 원광대의 지원은 어떤가.

원광대는 모든 것이 특기자 면제였다. 올해부터는 신입생의 50%는 등록금의 절반을 내야 하지만, 그동안은 등록금과 숙소비 모두가 면제였다. 대부분의 대학은 선수가 등록금을 일정 부분 내야 한다. 타 학교는 100% 면제되는 선수도 두세 명이지만, 원광대의 경우 모든 선수가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야구장이 학교 한가운데에 있는 것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이동 거리가 짧아 선수들이 수업을 다 받으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 좋은 성적을 내는 데에도 분명 도움이 됐다. 지난 2020년에는 전국에서 가장 늦게 합숙을 시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9월부터 숙소에 들어갔다. 총장님이 방역에 신경을 많이 쓰셨는데 덕분에 선수들이 무탈하게 운동을 마칠 수 있었다.

 

대학야구 전반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면?

대학야구가 관심을 잃고 있다. 그 관심을 되찾으려면 단순한 경쟁보다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경기 횟수가 적은 게 고등학교 야구보다 대학야구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다. 토너먼트 내에서 우승하고 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대회를 하더라도 이왕이면 리그전을 많이 해야 한다. 게임을 크게 한 번 하는 것보다 열 번 게임을 해서 스카우트가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선수들에게도 스카우트의 눈에 띌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진다. 선수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더 많이 만드는 게 앞으로 대학야구가 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까지 갔던 KBO리그 선수로서 미래를 걱정하고 있을 선수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지금 모든 대학야구선수의 목표는 같다. 프로에 가는 것.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목표를 다 이룰 수는 없다. 다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프로에 가는 것이 다가 아니다. 가기 위한 과정에 얼마만큼 준비하고 어떤 의지와 자세를 가졌는지가 더 중요하다. 주변으로부터 성실했다고 인정받는다면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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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1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19호(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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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일 #더그아웃매거진 #원광대학교 #야구 #야구선수 #아마추어야구 #대학야구 #롯데자이언츠 #원광대야구부 #아마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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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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