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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Futures] LG 트윈스 김윤식 DUGOUTV

dugout*** (dugout***)
2020.06.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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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의 미래, LG의 미래

 

김윤식은 냉정함을 잃지 않는 포커페이스, 위력적인 속구와 안정적인 경기운영능력 등 신인답지 않은 모습으로 코치진의 눈도장을 받아 당당히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했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양현종을 뛰어넘는 좌완 에이스로 성장해야 한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개막전 시리즈에서 2이닝 3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어찌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 이미 팬들은 갓 데뷔한 좌완 파이어볼러의 성장을 지켜볼 생각에 설렘이 가득하다. 스스로 낯을 가리고 무뚝뚝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에디터와 1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나눈 그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Photo LG 트윈스 Editor 신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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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 매거진>과 첫 만남이에요. 소감이 어떤가요? (5월 3일 인터뷰)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이 나오면 찾아봤어요. 제가 인터뷰를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이렇게 나오게 되니까 신기하고 기쁘네요.

 

고등학교 때보다 몸이 좋아졌어요.

몸무게는 고등학교 때랑 비슷해요. 프로에 와서 체계적으로 운동을 해서 근육량이 늘고 몸이 커진 거 같아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소감이 어때요?

기분 좋고 신기하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두려워요. (어떤 두려움인가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이요. 시즌이 개막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운동하고 있습니다.

 

낯을 가린다고 들었는데 인터뷰 출발이 좋은데요?

인터뷰를 계속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말하는 스킬이 늘었어요. (웃음) 처음에는 단답형으로만 대답해서 주변에서 많이 답답해하셨어요.


#타자 말고 투수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 작은 체격이 고민이었을 거 같아요.

서석초등학교 때 양윤희 감독님이 기본기를 강조하셨어요. 덕분에 또래보다 체격은 작아도 기본기가 탄탄해 어려움이 없었어요.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신 분이에요.

 

투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고등학교 때 연습 삼아 투구를 해본 적이 있어요. 그 모습을 다른 학부모님이 영상을 찍어서 감독님께 보여드렸는데 감독님이 투수를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하게 됐어요.

 

투수로서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2017년에 MCL(Medial Collateral Ligament,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수술을 받았어요.

그해 시즌을 준비하면서 팔이 아팠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어릴 때부터 아파도 참고하는 성격이었거든요. 진통제를 먹으면서 공을 던지다가 황금사자기 대회가 끝나고 정밀검진을 받았는데 인대가 끊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광주에서 검사를 받을 때는 괜찮다고 했는데… 충격이었죠. 5월 31일에 수술을 했는데 이날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수술 후에 유급을 결정했어요.

처음에는 친구들이랑 함께 졸업하고 싶어서 안 하려고 고집을 부렸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계속 권유를 해서 고민 끝에 하게 됐어요.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어머니는 제 의견을 존중해주셨고 아버지는 천천히 몸을 만들어서 오랫동안 건강하게 야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김윤식_(4).jpg

 

재활에 복귀하고 투타를 겸업했는데 타자에 대한 재능도 뛰어났어요. 지난해 김윤식 선수가 홈런 치는 걸 현장에서 봤거든요.

아 진짜요? 고등학교 4년 동안 처음 친 홈런이에요. 졸업하기 전에 꼭 홈런을 치고 싶었는데 마침 고등학교 마지막 경기에서 그 목표를 이뤄 기뻤어요. 맞는 순간 넘어간 줄 알았더니 1루 코치님이 빨리 뛰라고 해서 전력 질주했는데 다행히 넘어갔더라고요. 그걸 확인한 이후에는 홈런의 기분을 만끽하면서 그라운드를 천천히 돌았죠.

 

지난해 정구범, 홍민기, 허윤동, 이종민 등 뛰어난 좌완투수가 유난히 많았어요.

시즌 초까지만 해도 제가 그 친구들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해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광주제일고등학교와 경기에서 8이닝 동안 13개 삼진을 잡은 경기가 전환점이 됐어요. 그 경기 이후로 계속 잘 던지다 보니까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 친구들이 경기하면 잘 던졌는지 매일 찾아봤어요. (웃음)

 

방금 말한 4월 14일 광주일고와 전반기 주말리그 경기를 자진해서 등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 광주일고에서 저를 받아주지 않았거든요. 다른 학교도 이미 인원이 차서 받아주는 곳이 없었어요. 그때 야구를 관두려고 했는데 당시 진흥고등학교 감독님이었던 윤현필 감독님이 저를 받아주셨어요. 윤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야구를 계속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광주일고만큼은 꼭 이겨서 저를 받아주지 않은 걸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죠. 그러다 3학년 때 기회가 온 거예요. 처음에는 감독님께 말씀드리지 않고 혼자 준비하다가 경기 2주 전에 말씀드렸어요. 준비됐냐고 물어보셔서 “자신 있습니다”라고 말하니까 나가라고 하시더라고요. 목표를 달성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신인드래프트 때 기분은 어땠나요?

가고 싶던 팀에 지명돼 너무 좋았죠. 팬도 많고 지명 전부터 아무 이유 없이 LG가 끌렸거든요.


김윤식_(5).jpg

 

#프로는 처음이라

 

LG 신인 투수 중 유일하게 스프링 트레이닝 명단에 포함됐어요.

병영 신체검사를 받는 도중에 스프링 트레이닝 단체 채팅방에 초대돼 알게 됐어요. 기대도 안 하고 있는데 깜짝 놀랐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 가득염 코치님이 추천해주셨다고 하더라고요.

 

1, 2차 캠프를 모두 소화했어요.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100%의 몸 상태로 팀에 합류하기 위해 재활과 치료에 전념했어요. 감을 잃지 않을 정도로 간단하게 캐치볼도 하고요. 신인들은 컨디션을 늦게 끌어올려서 처음에 재활조에서 운동을 하다가 캠프 후반 때 피칭을 시작했어요.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목표가 있었나요?

팀에 적응하는 거요. 워낙 말이 없어서 호주 때부터 적응을 못 했거든요. 그래도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셔서 적응할 수 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선배가 있나요?

모든 선배님이 다 잘해주셨어요. 그래도 굳이 꼽자면 룸메이트였던 (김)대유 형이랑 재활조애서 (정)찬헌 선배님이 이야기해주신 게 도움이 됐어요. 특히 찬헌 선배님이랑 처음 캐치볼을 했는데 긴장해서 실수를 많이 했거든요. 캐치볼이 끝나고 따로 부르셔서 괜찮으니까 편하게 하라고 하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이)형종 선배님도 캠프 내내 장난도 많이 쳐주고 편하게 해주셨는데…. 하루빨리 복귀하셨으면 좋겠어요.

 

운동은 어땠나요?

확실히 프로는 체계적이라는 걸 느꼈어요. 정해진 운동 스케줄대로만 움직이면 실력이 금방 느는 게 아마추어 때랑 다른 거 같아요.

 

최일언 코치가 따로 주문한 게 있었나요?

투구 패턴과 템포를 강조하셨어요. 불리한 카운트에서 타자를 승부하는 요령이나 주자가 1루에 나갔을 때 템포를 변칙적으로 가져가려고 노력했어요. 여기는 프로니까 똑같은 템포로 던지면 금방 공략당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연습하다 보니 익숙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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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청백전에 등판했을 때 소감이 궁금해요.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었고 긴장이 돼 공이 잘 안 던져졌어요. 그러다가 운 좋게 아웃 카운트를 잡으면서 긴장이 조금씩 풀리더라고요. 경기를 거듭할수록 구속도 오르고 여유 있게 던지기 시작했어요.

 

연일 호투를 이어가면서 이민호 선수와 묘한 경쟁심도 있었을 거 같아요.

주로 같은 날 던져서 경기에 집중하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경기가 끝나면 서로 고생했다고 한마디 해주는 정도지 경쟁심은 전혀요.

 

평소에는 어떻게 지내요?

제가 워낙 말이 없어 친구 사귀는 걸 어려워해요. 민호도 제가 말이 없어 답답하다고 해요.

 

새롭게 장착한 투심 페스트볼이 호평을 받고 있어요. 최근에 던지기 시작한 거라고요?

캠프 때는 속구와 커브밖에 던지지 않았어요. 슬라이더나 체인지업도 어쩌다가 한 번 던졌고요. 투심은 청백전 기간에 처음 배웠어요. 최일언 코치님이랑 슬라이더 연습을 하다가 한번 던져보라고 하셔서 던졌는데 공 궤적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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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다운 패기로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제구력과 마운드 위에서 냉정함이 장점으로 꼽히는데 비결이 있을까요?

사실 속으로 긴장을 해도 표정으로 드러나지 않아요. 그래서 마운드 위에서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볼 카운트가 늘어나도 침착하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운도 따라줬고요.

 

타 팀과 연습경기는 어땠나요?

연습경기 때 첫 타자가 (김)창평이었는데 중학교 동창이라서 힘이 들어갔어요. 쉽게 아웃을 당해줬으면 했는데 창평이도 자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공을 잘 고르더라고요. (웃음) 볼넷을 내주고 다시 힘을 빼고 던지다 보니 실점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4월 29일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에서 본인 최고 구속을 경신했어요.

몸을 풀 때부터 속구가 유난히 잘 들어갔어요. (유)강남이 형이 슬라이더와 투심 사인을 냈는데 속구를 던지겠다고 했어요. 있는 힘껏 던지고 삼진을 잡고 나서 마운드에서 한 바퀴 돌았어요. 평소보다 세게 던져서 몸이 더 돌아간 건데 기분이 짜릿하더라고요. 148km/h가 나온 건 경기가 끝나고 형들이 말해줘서 알게 됐어요.

 

상대한 타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타자가 있나요?

이성열 선배님이요. 삼진을 잡은 것도 있는데 스윙이 정말 좋으셨거든요. 계속 커트를 하시고 상대하기 어려웠어요.

 

이번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요?

보직에 상관없이 3점대 초반에서 2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거요. 그러면 꾸준히 기회를 받고 신인왕도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요? 만약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으면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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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욕심을 숨기지 않았는데 정우영 선수에게 받은 조언이 있나요?

가끔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씩 말씀해주세요. 최근에는 지난 시즌 중반에 어깨 부상으로 고생했다면서 부상 관리에 관해 이야기해주셨어요.

 

만약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공약 하나 어때요?

<더그아웃 매거진>과 한 번 더 인터뷰하는 건 어떤가요? 그때는 이번에 찍지 못한 사진도 찍고요! (당연히 좋죠. 대신에 노래 한 소절 불러줘야 해요!) 음…. 알겠습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기대해주시는 만큼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신인다운 패기 보여드릴 테니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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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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